최종예선 불안한 2위…슈틸리케에게 한국축구 운명 건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경질론에 휩싸였던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을 유임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 전체 회의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4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2년 7개월 만에 경기력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몰렸지만 기술위의 재신임을 받아 대표팀을 계속 이끌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 등을 포함해 27승4무6패(62골·22실점)의 성적을 거뒀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경질 여론에 휘몰렸다.
기술위는 이날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 여부를 놓고 난상 토론을 펼쳤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이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지도자를 뽑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고, 새로운 지도자가 맡아도 짧은 기간에 선수단 파악이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태용 U-20 축구 대표팀 감독도 후임자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2017 U-20 월드컵이 5월 20일에 개막해 6월 2일에 끝나는 만큼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할 기간이 모자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의 유임 결정에 따라 최종예선 통과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커다란 부담을 떠안게 됐다.
2014년 10월 파라과이 평가전(2-0승)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7경기를 전승·무실점으로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2차 예선 상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의 약체였다는 점을 지적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소속이었던 이정협(부산)을 발굴하는 등 대표팀의 선수층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에서 선전을 펼치며 준우승까지 거두면서 '늪축구' '실리축구' '갓틸리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그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예선에 접어든 슈틸리케 감독은 2차 예선부터 가동했던 4-2-3-1 전술과 4-1-4-1 전술을 고집하고 '소속팀에서 뛰는 선수 우선 선발'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깨는 등 악수를 거듭하며 경질 여론에 휩싸였다.
최종예선 A조에서 7차전까지 치르면서 4승1무2패(승점 13)를 기록, 이란(승점 17)에 이어 조 2위를 달리는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이에 따라 카타르와 8차전 원정경기(6월 13일), 이란과 9차전 홈경기(8월 31일), 우즈베키스탄과 10차전 원정경기(9월 5일)를 준비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남은 10주 동안 한국축구를 위기에서 탈출시킬 새로운 전술과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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