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몰이에 北광산서 잇단 사고…'희생정신' 포장

입력 2017-04-03 15:59  

속도전 몰이에 北광산서 잇단 사고…'희생정신' 포장

노동신문, 탄광 노동자 사연 보도…"만리마 진격길에 숨져"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속도전을 독려하고 있는 북한에서 최근 광산 사고로 노동자가 숨진 사례가 관영 매체를 통해 잇달아 공개돼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당세포위원장은 오늘도 막장길을 걷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월 17일 사망한 평안남도 남덕탄광 노동자 김철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탄광 막장에서 그날 분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 다른 소대의 동발(갱이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기둥) 해체 작업을 돕다가 무너진 석탄 더미에 깔려 숨졌다.

신문은 당 기층조직인 당세포위원장을 맡은 그가 위급한 순간 동료들을 대피시키고 숨졌다며 그의 희생정신을 부각했다.

신문은 그가 다른 소대의 작업을 도운 이유에 대해 "만리마 선구자 대회를 향한 총진격의 길에서…(중략)…다른 소대의 일이라고 어찌 가볍게 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속도전과의 연관성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이 올해 말 평양에서 개최하는 만리마 선구자 대회는 우수 성과자를 의미하는 '만리마 기수들'이 모여 경험을 교환하는 행사로, 속도전을 통한 '자력자강' 실현을 다짐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 주석 시대의 '천리마' 운동을 넘어서는 이른바 '만리마 속도'를 요구하며 주민들을 사실상 무한 속도전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달에도 노동신문은 철광석 생산지인 황해남도 은률광산에서 갱도 붕괴 사고로 숨진 광부 6명의 이야기를 싣고 이들이 '만리마 시대에 영생하고 있다'고 칭송한 바 있다.

북한이 생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연이어 관영 매체에 공개하는 것은 사망자들의 헌신을 모범 사례로 내세워 주민 동원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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