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로화를 기피하고 장기적으로 영국 파운드화가 안전하다고 보는 추세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전문 간행물인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와 HSBC은행이 80개 중앙은행 외환 관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정과 부진한 성장률, 마이너스 금리 정책 탓에 유로화의 안정성을 우려한다는 시각이 뚜렷했다.
80개 중앙은행이 보유한 유로화는 6조 유로에 근접한다. 일부 중앙은행은 그러나 유로화를 불안하게 보고 유로화에 대한 노출을 전부 정리했는가 하면 보유 비중을 최소한으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유럽 각지에서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정당들이 득세하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가고 있는 것을 유로화를 불안하게 보는 이유라고 밝힌 중앙은행은 전체의 3분의 1이었고 그중 절반이 개도국 중앙은행이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여름부터 취하고 있는 저금리 정책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 외환의 다변화를 도모하게 된 또다른 배경으로 꼽혔다.
이번 서베이에서 80개 중앙은행 가운데 약 3분의 2가 보유 외환의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고 밝혔고 투자 기간을 변경했다고 응답한 중앙은행들도 거의 같은 비율이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영국 파운드화의 인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영국 파운드화의 매력이 전혀 퇴색하지 않았다고 본 중앙은행들의 비율이 71%에 달했기 때문이다.
향후 수년간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브렉시트가 앞으로 외환 구성을 다변화할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자가 적지 않았다.
한편 응답자의 근 80%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답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