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부산대 교수 한목소리…"선박 개조 中기술 뒤떨어져"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운항 중이던 초대형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의 갑작스러운 침몰 원인을 두고 선체 결함과 노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스텔라 데이지호의 침몰에 대해 "선박이 노후했고 자체 결함이 결합돼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화물칸마다 무거운 철강석이 실린 대형 화물선이 하중을 받아 서로 뒤틀리거나 균열이 가는 전단응력(shearing stress) 현상 때문에 큰 균열이 생겼을 수 있다"며 "오래된 배일수록 전단응력에 취약하고 특히 엔진이 있는 주변 선체가 약하다"고 말했다.
침몰하는 스텔라 데이지호에서 뛰어내렸다가 구조된 필리핀 선원은 "5번째 포트 선체에 크랙이 생겨 많은 양의 해수가 유입됐다"고 증언했다.
5번째 포트는 조타실이 있는 배 우측 후면의 화물칸으로 인근에 선박 엔진이 있는 기관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사고가 난 배는 중국 조선소에서 유조선에서 벌크선으로 개조됐다"며 "중국의 조선기술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떨어져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폴라리스 쉬핑 측이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배를 개조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마땅한 수리 장소가 없는 점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조선기술이 뛰어나지만 현재 3만t급 이상의 선박을 개조·수리할 만한 시설이 없어 외국 조선소에 의뢰해야 하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배를 개조하며 철판을 전부 갈았을 것"이라며 "용접이 제대로 안 됐다면 선체 피로도가 쌓일 경우 크랙이 생길 수 있고 무거운 배의 경우 급격하게 침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명 부산대 조선공학과 교수도 노후 선체와 중국의 조선기술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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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유조선을 벌크선으로 개조했을 2009년에는 유조선의 이중(두 겹) 선체를 의무화한 때가 아니었다"며 "보강 작업을 벌이더라도 이중 선체가 아니라면 노후화로 선체가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철광석 운반선의 경우 대개 선박이 크고 화물이 선체에 주는 충격이 큰 편"이라며 "배가 오래되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조선기술에 대해 이 교수는 "중국에서 만든 배는 새 배라도 사고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기술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며 "안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선사 측이 저렴한 비용 때문에 기술이 떨어지는 중국에서 유조선을 개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스텔라 데이지호가 평소에도 고장이 잦았고, 선체 노후화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령이 25년 된 스텔라 데이지호는 길이 311.29m, 선폭 58m, 적재 중량 26만6천151t의 초대형 화물선이다.
2009년 1월에 중국의 한 조선소에서 유조선에서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됐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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