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로 수세 몰린 트럼프 '힐러리 때리기' 재개
폭스뉴스 칭찬하며 "실체는 후보지명 전부터 우리 사찰한것"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또다시 공격하고 나섰다.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 그리고 자신의 핵심 참모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에 관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물타기 하려는 광범위한 전략의 하나로 '힐러리 때리기'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존 포데스타의 형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해제 대가로 큰돈을 받았나? 힐러리는 알았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간의 '트럼프-러시아 스토리'는 터무니없으며, 오히려 포데스타 형제가 연루됐다고 주장한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존 포데스타(68)는 지난해 대선 때 클린턴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인물로, 그의 형인 토니 포데스타(73)가 러시아 은행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거액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현재 공화당 측의 공격을 받고 있다.
보수성향 온라인매체 '데일리 콜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포데스타 그룹' 창립자 겸 회장인 토니 포데스타는 지난해 미국의 제재해제를 모색하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의 공식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6개월간 17만 달러(1억9천만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후속 트윗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TV토론 때 답변지를 (미리) 건네받은 데 대해 사과한 적이 있던가? 그냥 물어보는 것"이라며 뜬금없이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있었던 '질문지 사전 입수' 논란을 다시 상기시켰다.
지난해 3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 대행이면서 CNN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던 도나 브라질이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후보 간 TV토론에 앞서 클린턴 측에 질문지를 넘겨준 것이 뒤늦게 드러나 클린턴이 본선에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정보당국이 트럼프 캠프와 정권 인수위를 사찰했고, 또 그 과정에서 애꿎은 민간인 측근들의 신상 정보도 유출했다는 의혹도 거듭 이슈화했다.
그는 "'폭스와 친구들'이 신상 정보 유출, 그리고 우리를 겨냥한 부정직한 계략에 관한 아주 훌륭한 보도를 했다. '(내가)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이전부터 사찰했다'. 이게 실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결국 진상(眞相)은 사찰과 (사찰정보) 유출로 드러났다. 유출범을 찾아라"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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