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산하 기관과 협약…오큘러스 기술진이 직접 컨설팅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사업 조언을 맡는다.
페이스북은 2014년 유명 VR 기업인 오큘러스를 인수해 현재는 구글과 함께 세계 VR·AR 분야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글로벌혁신센터(KIC),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와 함께 4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사무실에서 이런 내용의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R&D)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페이스북은 우리 정부 공모를 통해 뽑힌 우량 VR·AR 업체 10여곳을 미국 실리콘밸리의 본사로 초청해 약 10주 동안 자회사 오큘러스 등의 핵심 VR·AR 기술진에게 R&D 및 사업화에 대한 지도를 받게 한다.
또 올해 7월 사업 결과를 시연하는 '성과 데모 데이'를 열어 두각을 나타낸 기업은 페이스북의 파트너 업체로 지정해 투자 유치나 서비스 납품 등의 기회를 준다. 또 자사 VR·AR 생태계에 편입시키거나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이나 오큘러스로서도 이번 협약이 자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오큘러스가 이처럼 외국 정부와 협약을 통해 특정 국가의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IITP 관계자는 "현재 프로그램에 참여할 한국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후보군 중에서는 교육 콘텐츠나 영상 스트리밍 분야의 업체가 많다"며 "실리콘 밸리에서 현지화 적응을 잘할 수 있는 기업을 뽑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은 미래부의 '글로벌 기업과 함께하는 기술혁명 프로젝트'란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참여 기업은 페이스북과의 협업 외에 스탠퍼드대 등 현지 유명 대학과 VR·AR 전문 엑셀러레이터(신생기업 육성기관)과도 교류할 기회도 얻게 된다.
단 임직원의 현지 체류비와 사업 추진비 등 기초 비용은 참여사가 직접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네트워크 연결이 핵심이며 기업의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는 취지 아래 비용은 가급적 자체 부담하게 했다. 단 미래부의 디지털 콘텐츠 R&D 사업을 하는 업체가 온다면 R&D 예산의 일부를 프로그램 비용으로 쓸 수 있게 허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본사를 대표해 협약식에 참석한 알렉스 스타모스 최고보안책임자(CSO)는 "페이스북은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을 글로벌 무대와 연결해주는 다리로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며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술 수준을 갖춘 한국의 혁신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재유 미래부 2차관도 "이번 프로젝트가 디지털 콘텐츠 기업들이 국외로 활발히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의 세계적 성공을 위해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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