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디도스 공격하고 중지 대가로 금품 챙기기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정부 산하기관이 주관한 정보보안 전문가 교육을 받은 10대들이 도박사이트 업체와 짜고 해킹에 나서 1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등 사이버범죄를 저지르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양모(26)씨를 비롯한 도박사이트 운영자 3명을 구속하고 A(19·대학생)군을 비롯한 해커 13명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군 등 해커들은 양씨 등으로부터 "도박사이트 운영에 사용할 개인정보를 확보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택이나 PC방 등에서 인터넷 경매사이트 등 22개 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 1만8천여건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은 빼낸 개인정보 가운데 2천건은 60만원을 받고 양씨 등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또 양씨 등의 지시로 다른 경쟁 도박사이트들을 디도스 공격하고 양씨 등에게서 1천500만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 등이 건넨 돈은 디도스 공격을 당한 도박사이트들이 공격 중지를 댓가로 건넨 돈이다.
양씨 등은 A군 등 해커들이 개설한 해킹 홍보 사이트를 보고 A군 등에게 접근, 범행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 해커들은 모두 중·고등학교 친구들로 이 가운데 A군 등 5명은 정부산하 기관인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주관한 8개월짜리 '정보보안 전문가 양성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는 국내외 유명 해킹방어 대회에서 수상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군 등은 "돈을 쉽게 벌어볼 생각으로 범행했다"며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라 죄의식이 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한국정보기술연구원에 A군 등 정보보안 전문가 양성교육 이수자들의 범행 사실을 통보하고 엄격한 교육생 선발과 윤리교육 강화 등을 당부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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