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추가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선원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스텔라 데이지호 한국인 선원 8명 가운데 막내인 3기사 문원준(26) 씨는 지난해 1월 한국해양대 졸업식에서 학생회장으로서 졸업생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 "세월호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실력을 기르고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보다 오랫동안 세월호 사고를 기억했으면 한다"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하게 회피하거나 봐주기식 대응을 하지 않는 용기와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씨는 첫 직장인 폴라리스 쉬핑에 입사해 지난 2월 스텔라데이지호에 승선했다가 침몰 사고를 당했다.
문씨와 동갑내기인 윤동영 3항사는 한진해운에서 대체 복무를 하다가 회사 파산으로 올해 2월 폴라리스 쉬핑에 입사해 처음 승선했다가 실종돼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윤씨는 침몰사고가 나기 불과 30여 분 전까지 부모와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윤씨의 부모는 "한진해운이 파산하지 않았으면 결코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육상보다 해상 대체 복무가 편하다고 해서 폴라리스쉬핑에 들어갔는데, 제발 아들을 살려내라"고 호소했다.
스텔라 데이지호의 1항사인 박성백(39)씨의 아내 A씨는 답답한 마음에 '남편을 제발 찾아달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A씨는 "쉼 없이 일하며 달려오다가 이제야 가정을 꾸리고 23개월 된 토끼 같은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안타깝게 남편의 남은 생을 잃고 싶지 않다"고 절절한 심경을 밝혔다.
이환영(46) 기관사의 가족은 4일 나흘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구조 소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대책본부가 차려진 선사 폴라리스 쉬핑 부산 해사본부를 나흘째 지키고 있는 이 기관사의 7살 딸은 아직 아빠의 사고 소식을 알지 못한 채 엄마에게 "아빠 언제 와? 아빠 어디 갔어?"라고 물어 주위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선원 가족은 우리나라의 지구 반대편 남대서양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있을 아들, 아빠의 무사 귀환을 간절하게 기도했다.
이들은 정부와 선사가 언론에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적극적으로 수색에 나서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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