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안전 통학로 확보해야"…김해시, 대책 마련키로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매일 이런 터널 길을 오갔을 학생들을 생각하니 정말 미안하네요."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삼문동 장유터널을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들과 함께 통학길 체험을 했다.
장유터널은 380m 길이로 시내 삼문동∼부곡동을 잇는다.
시내 부곡동 아파트에 사는 학생 160여명은 이 터널을 거쳐 2㎞가량 떨어진 능동중학교와 삼문고교로 20여 분간 걸어서 통학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버스가 있지만 7개 정류장을 빙빙 돌아서 가다 보니 30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학로 중 차량이 매연을 내뿜는 장유터널 속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터널 내부에서는 최근 인체에 유해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고 87㎍/㎥로 측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 25㎍/㎥을 3배 이상 넘긴 수치다.
박 교육감은 이날 학생들과 10여 분 간 터널을 함께 걸었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터널을 걷다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간혹 코를 막기도 했다.
터널 내부 벽면 등에 낀 새까만 먼지를 맨손으로 닦아보기도 했다.
터널 안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 소음 때문에 귀를 막기도 했다.
능동중 3학년 김주연(16) 양은 "터널 속을 걸으면 목이 아프고 눈도 따갑다"며 "목감기에 걸리기 일쑤"라고 힘들어했다.
같은 학교 친구 최유선(16) 양은 "비가 많이 오고 춥거나 무더울 때는 버스를 타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지각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터널을 빠져나온 후 "이런 터널 길을 학생들이 매일, 3년간 걸어 다닌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장유터널은 17년 전인 2000년 개통했다.
능동중학교는 이후인 2003년 개교했고 학생들은 이 터널을 지나 통학했다.
박 교육감은 "14년째 이 터널로 학생들이 다녔는데 최근에야 심각성을 깨달았다"며 "안전한 통학로를 찾아야겠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 학부모, 지역교육청은 그동안 터널 통학로 안전문제를 김해시에 제기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김재금 김해시의원은 이날 함께 터널 통학을 체험한 후 "터널 시설과 버스 배차 시간 조정 등 필요한 대책을 시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지난 3일 오후 장유터널을 직접 찾아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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