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편승해 우후죽순…학교·주택가 파고든 '도박'

입력 2017-04-06 06:49  

한탕주의 편승해 우후죽순…학교·주택가 파고든 '도박'

합법 게임장 허가 받아 '불법' 현금 환전…성행하는데 단속 '깜깜'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경찰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택가·학교 근처에 자리 잡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성행하고 있다.




4일 충북 괴산경찰서에 따르면 A(35)씨 등 3명은 증평군 증평읍의 한 상가 건물에서 게임기 80대를 설치한 뒤 손님이 얻은 포인트를 수수료 10%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환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A씨 일당은 합법 업소로 허가받은 후 손님을 상대로 게임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며 불법 사행성 영업을 해 부당이득을 챙겼다.

증평읍 중심가에 있는 게임장 반경 300m 안에는 아파트 등 주택가, 초등학교, 어린이집이 위치하고 있었다.

인근에는 경찰 지구대까지 있었지만, 경찰은 6개월간 A씨의 불법 게임장 영업을 눈치채지 못했다.

A씨 일당은 단속을 피하려고 게임장 내부 화장실, 밀실 등에서 은밀히 환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의 허가를 받았고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지 않는 게임장은 합법 운영이 가능하다.




게임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면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불법 게임장 업주들은 합법 업소를 차리고 환전을 은밀히 해 단속을 피한다.

증평군에 따르면 증평군에만 6개 성인 게임장이 군의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일 옥천에서는 시가지에서 2년간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업주 B(6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 등은 2014년부터 옥천읍 시가지 복판의 건물 3층에 '황금포커성'이라는 사행성 게임기를 들여놓고 불법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관은 "단속 당시 대낮인데도 10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며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면서 화장실 등에서 몰래 환전해주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단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게임장을 차리고 허가받은 뒤 불법 운영한 업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이같은 사행성 게임장 255곳을 적발해 업주와 관계자들을 형사 입건했다.

전남 경찰은 지난 2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게임장 운영자 등 2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은 불법 게임기 400여대와 현금 2천300여만원을 압수했다.

적발된 게임장은 목포 3곳, 순천 2곳, 나주 1곳으로 주택가나 농촌 마을에 자리 잡은 곳도 있었다.

업주들은 대부분 합법 게임기를 사용하면서 현금 환전만 몰래 하는 수법으로 경찰 단속망을 피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은밀해지는 불법 게임장 근절을 위해 사행성 게임장 분포도, 시간대를 분석하는 112신고 데이터베이스 구축하고 불시 단속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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