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목포신항 북문에 추모객과 만남의 장소·기도 공간 마련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전남 목포 신항 북문 앞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임시거처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4일 "위, 아래, 왼쪽, 오른쪽"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족들은 컨테이너 외벽에서 추모객 눈에 가장 잘 띄는 지점을 골라 노란 리본과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 문구가 새겨진 현판을 설치했다.
부두 안쪽 보안공간에서 생활하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연일 신항을 찾아오는 추모객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이날 철책 바깥으로 나와 팔을 걷어붙였다.
노란 리본 현판과 미수습자 9명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은 컨테이너 숙소가 시민의 격려와 응원을 기다리는 공간임을 표시했다.
가족들은 컨테이너 맞은편 울타리에 미수습자 9명 사진을 걸고 별도의 기도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세월호가 올라올 목포 신항에 가족들이 또 하나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다.
이들은 추모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을 모아 가족을 찾고 돌아가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3년간 미수습자 가족 곁을 지켜온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온전'이 아니라 '온존'이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온존하게 돌아오도록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컨테이너 임시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확실한 세월호 육상 거치 일정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목소리 높였다.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장화 신고 들어가서 펄 속을 직접 뒤져보고 싶다"는 말에 가족들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단원고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안에 사람을 찾는 게 최우선"이라며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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