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 "대만, 점점 좋아진다"…다른 국가 여행객들엔 '손짓'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양안관계 경색으로 대만을 찾는 중국 관광객(유커)이 격감해 경제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대만 일각에선 유커의 방문 감소에 되레 반색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 대만인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니 "환경이 깨끗해졌다", "조용해졌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에 '야유'를 보내고 있다.
대만인들은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지난 10개월 사이 중국 관광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2만7천여명(31.5%) 줄었다는 일부 보도에 이런 댓글을 쏟아냈다.
페이스북 아이디 랴오(廖)모씨는 "당연히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돈과 사람 문제만은 아니다. 환경이나 위생, 공중도덕도 더 좋아졌고 시끄럽지도 않다"고 했고 왕(王)모씨는 "여러 관광지들이 정말로 조용해지고 깨끗해졌다"고 밝혔다.
리(李)모씨는 "한국 역시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대만의 토론 사이트 PTT에서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라는 뜻의 '루커부라이'(陸客不來)의 영작 표현을 놓고 중국어 발음과 비슷한 '룩 브라잇'(look bright)이 수위에 올랐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상쾌하다'는 뜻을 가진 중국어 솽(爽)을 응용해 '상쾌할 뿐'(Just song)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대만을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추태와 무례하고 오만한 행태에 대한 대만인들의 반발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대만 언론은 차이 총통이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관광객이 31.5% 감소하며 558억 대만달러(2조500억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다른 나라 외국인 관광객의 대만 방문이 106만2천827명 늘어나며 428억 대만달러(1조5천750억원)의 수입이 발생해 유커 감소로 인한 타격이 줄어들었다고 대만 관광국은 전했다.
실제 대만을 찾은 한국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3% 늘어났으며 일본 16.5%, 태국 57.3%, 베트남 34.3%, 말레이시아 9.9% 등의 증가세를 기록했다.차이 총통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직접 관광정책 홍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년간 (유커 중심의) 관광 추세가 변하고 있다"며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대만에서 치약이나 밀크티를 구매하고 동남아 관광객은 셀카봉을 들고 관광지를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관광객이 대만에서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대만 관광산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점점 놀기 좋아진다"면서 "전세계 친구들의 대만 방문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lovestai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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