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충청경선, 대선 기대감에 열기…安 "하나 돼 이기겠다"

입력 2017-04-04 16:54   수정 2017-04-04 16:56

국민의당 충청경선, 대선 기대감에 열기…安 "하나 돼 이기겠다"

孫·朴, 눈물 보이며 "안 후보 축하" "정권교체 밀알될 것"

취재진 350여명 운집…安측 "지지율 상승 방증"





(대전=연합뉴스) 고상민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의 마지막 순회경선이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경선은 '안철수 대선후보 추대식'을 방불케 했다. 사전 선거인단 없는 완전국민경선제인 만큼 후보를 확정 짓는 '매직 넘버'는 없지만, 안철수 전 대표 쪽으로 기운 승부의 추를 되돌리기 위해선 '이변'을 넘어 '기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의 제19대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는 이 날은 국민의당의 축젯날이기도 했다.

한국 정당 사상 처음으로 시행한 완전국민경선제가 예상을 깨고 흥행한 데 이어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의 최근 지지율이 날개를 달고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에서 마지막 순회경선을 연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년 전 국민의당이 창당대회를 연 곳이 바로 충청의 심장부 격인 대전이기 때문이다.

이는 당이 탄생한 터에서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한다는 상징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본선 대결을 앞두고 '중원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박지원 대표는 연단에 올라 "5월 9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민의당 후보가 탄생합니다"며 인사말을 열었다. 이에 체육관 2층을 가득 메운 2천여 명의 지지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국민의당은 호남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지도부 전원이 현장에 총출동, 3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본선에 임하는 각오를 몸으로 보여줬다.


◇ 安 "하나 돼 승리"…孫·朴 "힘 보태겠다" = 안 전 대표는 어느 경선 연설 때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 지지 호소보다는 자신이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됐는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본선 진출을 코앞에 두고 스스로 초심을 돌아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곳 충청지역은 제가 청춘콘서트를 시작한 곳이자 국민의당이 창당한 곳"이라며 "담대한 변화, 대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가 누구냐"고 반문했다.

안 전 대표는 "손 후보님과 박 후보님과 함께 이기겠다, 대한민국을 위해 이기겠다"며 이제는 '한팀'으로 함께하겠다고 했다.

그는 "1987년 대통령직선제로 국민이 대통령을 뽑을 권리를 쟁취했다면 2017년은 국민이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면서 "저를 정치로 불러낸 것은 바로 국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능력한 상속자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운명 공동체'를 강조했다. 다소 피곤한 표정을 보였던 박 부의장은 연설이 시작되자 얼굴이 벌겋게 상기됐다.

그는 "쉽지 않은 경선 완주로 헌신적 사명과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 집권을 위해 스스로 몸을 태우는 촛불이 되겠다, 스스로를 때려 소리를 내는 종이 되겠다, 스스로를 썩혀 결실을 맺는 밀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제 끝났다. 안철수 후보님 축하한다. 박주선 후보님 애 많이 쓰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부의장은 연설을 마치고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큰절을 했다.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대세'를 뒤집을 수 없다는 아쉬움보다는 후련함이 더 짙게 밴 목소리였다. 그를 지켜보던 김유정 대변인은 눈물을 보였다.

손 전 대표는 이제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대장정의 시작"이라며 "개혁공동정부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연설회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 환하게 웃던 그의 눈에도 이윽고 이슬이 맺혔다. 2층 관중석에 모인 '손사모' 회원 30여명은 "사랑해요 손학규"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위로했다.



◇ 지도부 총출동 '당력 집결'…"文 대세론, 어제부로 사라져" = 이날 행사장에는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전날 대선후보를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천정배 의원, 정동영 의원, 김동철 의원 등 호남 중진들도 당의 첫 대통령 후보 선출을 축하하고자 가세했다.

외빈석에는 주한미국대사관 그레고리 트룬츠 서기관, 주한호주대사관 샘 킬리 서기관, 주한일본대사관 기타가와 가쓰로 정무공사, 주한뉴질랜드대사관 권남희 정무관 등이 자리했다.

지도부는 후보 선출이 유력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약진하는 만큼 경쟁 상대로 예상되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견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문재인 대세론은 어제로부터 오늘까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문 후보는 제2의 정유라 특혜 사건, 일명 문유라 특혜 사건에 대해 소상히 밝혀달라"며 "만약 해명이 지지부진하고 어영부영한다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취재진 350여 명 몰려 '북새통' = 국민의당 마지막 경선지이자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는 대전 한밭체육관에는 취재진이 무려 350명 가까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당에서 예상한 취재인력 규모는 대략 약 150명으로, 공보실은 2명씩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100여 개 깔아놓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몰려드는 취재진에 결국 체육관으로부터 플라스틱 간이 테이블 수십 대를 빌려 와야만 했다.

외신 가운데는 NHK,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특히 일본 매체들의 취재 열기가 눈에 띄었다.

당 관계자는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역시 정치인은 지지율로 말을 하는가 보다"며 웃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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