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차우찬(30·LG 트윈스)이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펼쳤다.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역대 최고인 4년 95억원을 투자한 LG는 웃었고, 삼성은 왼손 에이스의 이적 공백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차우찬은 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며 무실점했다. 삼진은 8개나 잡았고, 사사구는 2개를 허용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일찌감치 차우찬을 '전 소속팀 삼성과의 홈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고, 차우찬은 성실하게 첫 등판을 준비했다.
최고 시속 148㎞의 강한 직구를 던졌고, 좌타자에게 슬라이더,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던지는 포크볼 등 변화구 위력도 상당했다.
첫 타자를 상대할 때만 다소 긴장한 듯했다.
차우찬은 1회초 박해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금세 영점을 잡았다.
우타자 김헌곤을 시속 137㎞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더니, 구자욱은 직구로 윽박질러 3루 땅볼로 막았다. 4번타자 다린 러프로 포크볼로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해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던진 9개의 볼은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차우찬은 2회초 첫 타자 이승엽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고, 그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차우찬은 3회 2사 1루에서 김헌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구자욱의 땅볼 때 나온 1루수 정성훈의 포구 실책으로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러프를 시속 147㎞ 직구로 2루 땅볼로 잡아냈다.
5회 강한울과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처했을 때도 김헌곤을 3루 땅볼,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1사 후 이승엽과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이지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강한울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마지막 위기도 넘겼다.
LG 타선은 1회 6점을 뽑는 등 차우찬에게 넉넉한 점수를 안겼다.
차우찬은 9-0으로 앞선 7회초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이 대역전극을 연출하지 않은 한, 차우찬은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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