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플레이의 대명사 전자랜드 켈리와 삼성 크레익
각기 다른 플레이로 명암 갈려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 선수 제임스 켈리(24)는 흥이 많은 선수다.
코트 안팎에서 본인의 기분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이런 모습은 전자랜드에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폭발적인 에너지는 전자랜드의 득점력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인해 팀워크가 무너질 때도 있다.
슈퍼스타가 없는 전자랜드는 조직력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데, 켈리의 이런 모습은 양날의 검이 될 때가 많다.
켈리는 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양면의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그는 1쿼터에서 홀로 공격을 펼치려다 번번이 상대 높이에 막혔다.
2쿼터에서도 이런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3점 슛 2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했고, 공을 오래 잡다가 상대 수비에 공을 뺏기기도 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한소리 했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켈리에게 쓴소리했지만, 국내 선수들에겐 켈리의 플레이를 받혀달라고 따로 주문했다.
아예 켈리의 독무대를 만들어 삼성을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켈리는 3쿼터에 폭발했다. 그는 3점 슛 2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으며 펄펄 날았다.
켈리의 활약은 삼성의 또 다른 '기분파 선수'인 마이클 크레익을 자극했다.
경기는 두 선수의 경쟁 무대처럼 전개됐다.
결과는 켈리의 완승이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켈리의 공격 루트를 만들었지만, 삼성 선수들은 크레익이 무리한 슛을 할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
전자랜드는 3쿼터 후반 연속 14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켈리는 흥을 주체하지 못했다.
함께 들어온 팀 동료 김지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할 때마다 휴대폰을 마이크처럼 들고 앙증맞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본인에게 질문이 향할 땐 진지하게 답변했다.
그는 "사실 전반전엔 팀플레이에 집중을 잘하지 못했다"라면서 "후반전엔 수비를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크레익과 경쟁에 관해선 "라이벌 의식은 하지 않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날 켈리는 23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전자랜드는 86-78로 승리해 상대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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