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민간인 살상의혹 전세계 규탄…안보리 긴급회의

입력 2017-04-05 02:47   수정 2017-04-05 14:04

시리아 화학무기 민간인 살상의혹 전세계 규탄…안보리 긴급회의

유엔 "충격적…화학무기는 중대한 국제법 위반"…시리아 정부는 강력 부인

백악관 "아사드 정권의 악랄한 행위"…佛 "美, 입장 명확히 해야" 압박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州)의 칸셰이칸 지역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주민 58명이 사망한데 대해 전 세계가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유엔은 4일(현지시간)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어느 곳에서든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요구에 따라 긴급회의가 소집되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은 러시아와 시리아 군에 소속된 전투기에서 물질이 투하됐다고 말하고 있으나 양국 정부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사망자 58명 가운데 11명이 어린이로 알려졌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아사드 정권의 악랄하고 비난받을 만한 행위"로 규정하면서 유럽의 우방들로부터 어떻게 대처할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극도로 충격받은(extremely alarmed)' 상태라고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곧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다만, "전임 정부가 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응한 결과"라며 화살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시리아 많은 지역의 상황이 여전히 끔찍하다는 점을 극적으로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확실한 것은 집권세력이 국민을 보호하는 주요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사드 정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아직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실지 않다"면서도 '알아사드 정권'에 의한 공격임을 시사했다.

존슨 장관은 "우리는 어디든, 누가됐든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한다"며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계속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잔혹한 행위"라고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나아가 시리아 정부가 미국 정부를 '시험'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확실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에로 장관은 "이것은 시험이다. 따라서 프랑스는, 특히 미국 정부를 향해 입장을 확실하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반복한다"면서 선거를 통한 시리아의 정권교체와 아사드 대통령 퇴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촉했다.

칸셰이칸 지역 현지에서는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인명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공습 뒤 독성을 품은 가스가 퍼지면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했으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부상자 수가 2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무기인 염소가스나 사린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quinte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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