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시신유기 10대 소녀 "고양이 괴롭혀 화났다"

입력 2017-04-05 09:11   수정 2017-04-05 09:54

초등생 살해·시신유기 10대 소녀 "고양이 괴롭혀 화났다"

경찰 "신빙성 높지 않아…고의성 부인하려는 진술로 판단"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집에 데리고 가 살해한 10대 소녀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집에 있던 고양이를 괴롭혀 화가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하기 위한 진술로 보고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고교 자퇴생 A(17)양의 범행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A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B(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경찰에 체포된 A양은 줄곧 범행동기와 관련한 경찰의 추궁에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했다.






그는 최근 프로파일러가 투입된 조사에서 "B양이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고 배터리가 없어 충전한 뒤 쓰게 해주려고 집에 함께 데리고 갔다"며 "집에 들어갔는데 고양이를 괴롭혀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각종 증거로 미뤄 볼 때 A양의 이 같은 진술은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양은 범행 당일 낮 12시 50분께 B양을 데리고 집에 들어갔고, 3시간 만인 오후 4시 9분께 집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경찰은 이 시간 동안 살해, 시신훼손, 시신유기 등이 모두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동종 전과가 없는 10대 소녀가 사전에 계획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살해부터 시신유기까지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고양이를 괴롭혀 화가 났다는 것은 피의자가 횡설수설하면서 이야기하는 신빙성이 높지 않은 여러 진술 중 하나"라며 "계획적인 범행인 여러 정황증거로 볼 때 고의성을 부인하기 위한 주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을 오는 6∼7일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통상 어린이 유괴 사건 피의자에게 적용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를 적용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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