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민주적 지식인을 숙청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중국 우파 거두 장보쥔(章伯鈞)의 딸 장이허(章<言+台>和)가 5일 요구했다.
인기 작가인 장이허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국 정부는 또 마오쩌둥 등 이전 지도자들이 저지른 나쁜 짓에 대해서도 속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혁명분자로 몰려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장이허는 "나는 중국이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해서는 역사를 정당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항상 믿어왔다"면서 그러나 자신은 중국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부친 장보쥔은 1957년 문화대혁명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는 '반우파 투쟁' 시기 '우파의 우두머리'로 몰려 교통부장 등 9개 직함을 잃고 55만여 명의 민주적 지식인들과 함께 숙청됐다.
장보쥔은 신중국 건설 초기 마오쩌둥의 권유로 민주세력 연합체인 중국민주동맹을 설립한 실질적 책임자였으며 교통부장,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광명일보(光明日報) 사장 등에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 설립을 지원해주던 마오쩌둥은 '백화제방 백가쟁명(百花齊放 百家爭鳴)'이라는 사상 자유화 조치와 함께 장보쥔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서구 제국주의 동조자로 지목하고 '반우파 투쟁'에 나섰다.
장이허는 "반우파 투쟁이라는 것은 지식인과 그들을 대표하는 정당을 척결하자는 운동"이라며 "그들은 군대도 없고 정치적 동물도 아니며 그저 미래를 위한 상상력이 풍부한 순수한 지식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대규모 숙청이 자행된 전국 곳곳에 기념비를 세워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너무 속이 좁기 때문에 이런 생각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고 시인했다.
장이허는 "중국 공산당에는 더 이상 지식인이 없으며 이는 중국 인민이라는 민족이 가진 질병"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서구 지식인들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전 세계 모든 곳이 정치에 참여하고 싶으면 정당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예외라서 정당을 설립하면 감옥으로 간다"며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서 공산당 가입이 인기라지만 이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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