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보고서 "패러다임 변화…다른 산업과 융합 활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지난해 세계 자동차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기업들이 M&A를 주도하고 자동차와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이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기술·초기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됐다.
5일 회계·컨설팅기업 삼정KPMG가 발간한 산업 동향 보고서 'M&A로 본 자동차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블룸버그에 취합된 글로벌 자동차산업 M&A 거래건수는 598건, 거래액은 875억달러(약 98조2천36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건수는 1년새 13.9% 늘었고 거래금액은 40%가량 증가했다.
삼정KPMG는 보고서에서 "내연기관의 다변화,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의 발전 등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선점하고 초기시장으로 신속하게 진입하고자 M&A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자동차산업 M&A는 거래건수와 규모 모두에서 미국을 비롯한 북미지역 기업이 선도했다. 이에 비해 서유럽 기업이나 2010년대 초반 자동차 M&A 성장을 이끈 아시아태평양 기업은 다소 주춤했다.
작년 자동차 M&A 전체 거래건수 가운데 서유럽지역 기업이 관여한 M&A가 239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북미 지역이 238건으로 비슷했다.
하지만 거래액은 북미지역 기업 M&A가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수준인 572억달러로 급증하며 전체 거래액의 65%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서유럽 기업 M&A 규모는 217억달러로 줄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M&A 거래액도 180억달러로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관여한 M&A 건수가 전체 거래의 3분의 1이 넘는 34.1%를 차지했다. 거래금액은 최근 5년 내 최대치인 530억달러로 전 세계 거래액의 60.5%에 달했다.
중국의 거래건수가 17.4%로 뒤를 이었고 독일(14.4%), 일본(8.9%), 영국(8.5%), 한국(3.7%), 기타(13.0%) 순이었다.
자동차산업 M&A는 자동차와 다른 업종 간의 융합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작년 자동차산업 M&A 중 이종산업간 거래건수는 486건으로 전체의 81.3%에 달했다. 자동차와 다른 산업 간의 M&A는 2014년 367건, 2015년 412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동종산업간 거래는 2014년 134건에서 2015년 114건, 지난해 112건으로 감소 추세다.
자동차 기업이 인수한 피인수 기업의 업종은 같은 업종인 자동차(112건)를 제외하고는 전기·전자(22건)가 가장 많았고 유통(19건), 정보통신(18건), 기계장치(13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기업 인수 건수는 2013년 각각 13건과 4건에서 지난해 22건과 19건으로 크게 늘었다.
자동차 기업을 인수한 인수기업 업종은 동종인 자동차(112건) 외에 금융(32건), 소매(29건), 전기·전자(26건), 투자회사(23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이종 간 M&A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자동차 기업들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공급체, 또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자동차 업체를 인수한 비자동차 기업이 258개로 2015년의 193개에서 많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향후 자동차산업을 자사의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삼정KPMG 자동차산업본부장인 위승훈 부대표는 "새로운 기술생태계 조성을 위한 이종 업계 간 M&A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해 향후 인수 후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 것이 M&A 성공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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