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4경기에서 실책 12개…위험한 그라운드

입력 2017-04-05 11:13  

잠실 4경기에서 실책 12개…위험한 그라운드

2팀의 홈 잠실구장, 그라운드 문제로 불규칙 바운드 많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BO리그 내야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구장은 잠실이다.

4일까지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20경기에서 40개의 실책이 나왔다. 이 중 12개가, 4경기를 치른 잠실에서 나왔다.

포수 송구 실책 2개를 제외한 10개가 내야수 실책이었다.

송구 실책 등 그라운드 상태와 무관한 실책도 있었지만, 잠실 그라운드에 대한 두려움은 더 짙어졌다.

잠실이 익숙한 두산 베어스의 국가대표 김재호, 허경민도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실책 한 개씩을 했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2루수 정근우는 4월 1일 두산전에서 두 차례나 포구 실책을 범했다. 불규칙한 바운드에 정근우도 당황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 감각에 앞서 그라운드 정비 문제"라고 지적하며 "잠실은 잔디에 맞는 공도 불규칙 바운드가 된다. 흙이 깔린 부분은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내야수들이 전하는 공포감은 더하다.

한 내야수는 "실책은 결국 야수의 잘못"이라고 전재하면서도 "잠실구장에서 수비하는 게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라운드가 너무 딱딱해 바운드는 물론 속도도 예측하기 어렵다. 갑자기 솟아오르는 공이나 바운드가 된 후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라지는 타구가 있다"며 "관중석은 물론 중계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이상한 타구'는 더 많다"고 설명했다.

권용관 성남고 코치는 LG에서 뛰던 2008년 5월 5일 두산전에서 유격수로 나서 불규칙 바운드된 공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져 두 달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

이후 이 정도의 끔찍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불규칙 바운드에 놀라 맨손을 내밀다 손가락을 다치는 일은 꽤 자주 일어난다.

잠실은 두산과 LG, 두 팀이 홈으로 사용해 시즌 중에는 '쉴 틈'이 없다. 구장 관리팀이 애쓰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많은 내야수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잠실 그라운드에 선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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