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참전용사 출신…정상회담 의제 설정에 깊이 관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를 진두지휘하는 매튜 포팅어(43)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참전용사이자 중국통이 시진핑의 방문을 두고 트럼프에게 조언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 포팅어 선임보좌관의 역할과 이력을 소개했다.
포팅어의 역할은 북핵 위협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문제를 두고 다양하게 나오는 트럼프 정부 내 의견을 한데 모으는 데 있다.
종합한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달해야 한다.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무역 문제에서 백악관 내 고위급 인사들 사이 의견 충돌이 잦다.
NYT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중국 강경파'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격렬하면서 합의가 쉽지 않은 토론을 벌이는 주제가 바로 무역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이 속한 아시아를 담당하는 만큼 포팅어의 책임도 막중하다.
포팅어는 지난달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시아 순방에 동행했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 당시 기자회견장의 첫 줄에 앉아 회견 내용을 경청했다.
포팅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를 설정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어에 능통한 포팅어는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일한 기자 출신이다. 중국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대담한 취재로 특종 기사를 쓰기도 했다.
포팅어는 중국이 비민주주의 국가라고 비판한 글도 썼다.
그는 2005년 WSJ에 실은 글에서 "중국에서의 삶은 비민주주의 국가가 시민들에게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며 "시위자들이 톈안먼 광장에서 사복 공안에게 두들겨 맞는 것을 봤고 중국 정부요원은 내가 취재원과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포팅어는 중국에서 받은 탄압이 자신의 애국심에 불을 지폈다고 설명했다.
포팅어와 얘기를 나눠본 중국 전문가들은 포팅어가 중국에 강경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전한다. 포팅어는 북한의 핵 개발을 막으려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2005년 기자 생활을 접은 포팅어는 각고의 노력 끝에 해병대원이 됐다.
그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보 장교로 일할 때 러시아 내통 의혹 속에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상관으로 만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백악관으로까지 이어졌다. 플린이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포팅어를 중용했다.
플린의 낙마에도 포팅어는 살아남았다. 맥매스터는 포팅어의 출중한 능력을 알아보고 플린의 사람임에도 백악관에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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