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영국의 무어사이드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사업 주체의 내부 문제로 더욱 불투명한 장래를 맞게 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일본 도시바와 손을 잡고 사업 주체인 뉴젠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 엔지(옛 GDF 수에즈)가 도시바 측에 1억3천900만 달러(약 1천560억원)에 떠넘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지는 도시바 측에 자사 지분 40%를 전량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뉴젠 컨소시엄의 지분을 팔 수 있도록 한 양사의 사전 합의를 근거로 도시바 측이 지분을 인수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엔지는 컨소시엄이 안고 있는 "중대한 도전들"이 지분 매각을 결정한 동기라고 말했다. 다만 컨소시엄에서 손을 뗀다고 해도 노하우와 전문기술을 지원하고 새로운 잠재적 파트너들의 사업 구조조정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엔지는 지난 수년간 전기 요금 하락으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었으며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최대 150억 달러의 자산을 매각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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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주 도시바의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 엔지 측에 사업 철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도시바 측은 엔지가 매각할 지분에 대해 153억엔(미화 1억3천870만 달러)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의에 따라 최소한 엔지가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지불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뉴젠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한 도시바도 이를 처분하려고 투자자들을 물색하던 상황이었다.
도시바는 이와 관련, "뉴젠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을 계속 찾아 우리 회사의 지분 매각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지가 철수함으로써 무어사이드 원전을 살리기 위해 이번 주에 한국을 방문하는 그레그 클라크 영국 산업장관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그는 한국 정부 관리와 원전업계 관리자들과 만나 한국전력의 참여를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은 도시바의 뉴젠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원전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를 위기에 빠뜨린 AP1000 원자로가 설치될 미국의 2개 원전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한국전력이 뉴젠 참여 여부에 아무런 언질을 주려 하지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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