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엽 팬오션 사장 "신사업 키워 '한국판 카길' 도약"

입력 2017-04-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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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엽 팬오션 사장 "신사업 키워 '한국판 카길' 도약"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기업회생절차 졸업 후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팬오션의 추성엽 사장이 신사업을 확장해 '한국판 카길'이 된다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카길은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글로벌 곡물 기업이다.

추 사장은 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벌크 내외 여러 분야에서 향후 사업을 다각화해 '탑 티어'(top-tier) 벌크 선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계속 영업손실을 보다가 결국 2013년 6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2015년 2월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그해 7월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팬오션은 지난 2년간 거래가 중단됐던 국내외 대형 화주들과 거래를 회복해 나가는 한편 하림그룹의 곡물 수요를 바탕으로 곡물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이 기간 회사를 이끌어온 추 사장은 "하림그룹 인수 이후 상당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면서 "특히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곡물 수요에 힘입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지난해 기준으로 1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했다.

작년 한 해 수송한 곡물은 총 100만t이며 올해는 이보다 20∼30% 많은 수송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추 사장은 "곡물은 신규 사업인 만큼 바로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비용 관리가 잘 이뤄졌다"며 "올해 3월까지 수주 내용을 보면 작년보다 훨씬 낫고 시장 인지도도 높아져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바닥을 찍은 벌크 화물 시황은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벌크 시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당초 예상했던 900대를 넘어 현재 1천300에 근접하고 있다.

선박 공급과잉이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공급이 1%대 늘어나는 데 그치고 수요는 2%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추 사장은 "벌크 사업이 고비를 넘겼기에 앞으로는 어려움보다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여서 뚜렷한 실적 개선은 어렵겠으나 긍정적인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국내외 대형 화주들과의 신뢰 구축에 온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베트남, 브라질, 중동 등 빠르게 성장하지만 자체 해운사의 역량이 부족한 신흥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추 사장은 최근 한진해운의 벌크선 2척을 인수한 사실을 언급하며 "선령이 20년 이상 된 비경제적인 선박을 대체하도록 친환경 선박(에코십)을 계속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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