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반복 않겠다, 탈당해선 안돼"…"경선후 文·당지도부 연락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참여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경선 결과를 깔끔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저는 일단 당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여의도 비엔비타워 사무실에서 지지자들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경선캠프 해단식에 부인 김혜경씨와 참석, "한양도성에 몇군데 교두보를 만들었다. 충분히 준비해 다시 진격할 때는 일거에 성벽을 넘자"며 이렇게 말했다.
이 시장은 "지금 끝난 것 같지만, 끝이 아니다. 우리는 사실 이겼다. 변방 장수의 한양도성 유람기가 대한민국 정치사에 없던 일이라며 많은 분이 놀라워한다. 우리 삶을 바꾸고자는 절절한 열망이 모인 것"이라며 경선 도전과정을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힘이 아니라 여러분의 힘이다. 가난하고 힘없고 억울해하는 사람들의 꿈이 여러분의 열정으로 나타났다. 이걸 더 키워 회오리로, 태풍으로 만들어 정말 공정한 나라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이 시장은 "담배씨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데, 잘 자라면 사람 키를 훌쩍 넘는다"며 "세상을 바꿀 에너지는 쌓여있지만, 우리가 아직 부족했다. 다음에는 다시는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그러면서 "이게 잘못하면 차기 출마선언이 될 텐데…"라고 웃어보였다.
이 시장은 일부 지지자가 경선과정에 대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언성을 높이자 "한이 남지 않도록 털 것은 다 털어야 한다"면서도 "지난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서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도 놀라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선거에 관한 여러 의문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역지사지해보면,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1등하는 후보라도 그런 짓(부정선거)은 안 한다. 세상이 뒤집힐 일"이라며 의혹 제기에 선을 그었다.
이 시장은 "(지지자 중) 누가 탈당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이재명을 놔두고 다 가버리면 어떡하냐"며 "나갈 생각하지 말고, 외롭다 싶으면 우리가 권리당원 10만을 만들자. 차라리 이럴 때 입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욱해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 니 떡 무라, 다음에 반드시 되찾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 된다. 성질난다고 가버리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탈당하는 사람 있으면 말려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이 시장은 "확인할 길이 있을 것이다. 길을 열어주겠다. 정리하고 신뢰하자. 그렇게 노력하겠다"면서 당에 진상조사 등 확인 절차를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장은 해단식에 앞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경선 종료 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전화를 받았다"며 당 지도부나 문재인 후보로부터의 연락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시장 캠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종걸 의원은 해단식에서 "그동안 너무 행복했다. 이 시장이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 새로운 희망의 5년을 기다리자"고 말했다.
총괄 선대본부장이었던 정성호 의원은 "현실과 타협하고 안주하고, 배지 달고 폼내려던 차에 이 시장이 혁신의 망치로 제 뒤통수를 쳤다. 많이 반성했다"면서 "혁신과 개혁을 할 미래대통령을 기대한다. 끝까지 이재명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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