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지난달 취임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EU 회원국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직전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뼈아픈 일"이라고 규정한 뒤 영국이 EU라는 경제적, 정치적 자본 없이 어려움을 견뎌야 하리라 본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오늘날 국제무대에서 하나의 유럽국이 EU 없이도 자국 발언권과 경제이익을 (다른 국가들이) 귀 기울이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포퓰리스트들은 이 세계를 흑백으로 칠하고 (사람들의) 공포를 정치적 자산으로 만든다"면서 "우리 독일인은 EU가 단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앞서 외무장관으로 일할 때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증오설교자"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트럼프 같은 세력이 대변하는 우파포퓰리즘을 "독"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임기 5년의 국가수반이자 국가 의전서열 넘버원인 독일 대통령은 실권은 별로 없지만 '말(言)의 정치'를 통해 작지 않은 영향력을 더러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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