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몰랐다는 말 누가 믿나" 安 "철저히 검증받아야" 공세
文측 "은폐아냐…보도 후엔 일관되게 원칙따른 처리 강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정아란 박수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당시 민정수석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 교통사고를 파악하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면서 5일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서는 문 후보가 이를 몰랐다는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공세를 폈고, 문 후보 측에서는 "당시 사고는 문 후보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며 은폐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우병우·김기춘 역할을 한 장본인이 문 후보"라면서 "민정수석으로 있을 당시 대통령 사돈의 음주 운전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면 국민 중 누가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문 후보가 아들 취업 특혜 의혹도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이번에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국민 선택을 구할 자격이 없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문 후보가 사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3천만 원 뇌물을 수수한 형(兄)을 탓하기는커녕 대우건설 남상국 전 사장을 비난해 남 전 사장이 자살에 이르렀다는 세간의 비난을 상기시킨다"며 "이는 기득권의 갑질이고,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적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대해 "모든 후보가 철저히 검증받아야 한다.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이 모든 후보가 해야 할 일"이라며 문 후보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논평을 내 "문 후보는 이 의혹에 대해서도 '마, 고마해라' 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장 대변인은 "사고 관련자가 대통령의 사돈이었기 때문에 사건보고서는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에게 보고됐을 개연성이 높다"며 "게다가 사고 피해자가 청와대의 개입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문 후보 측 김경수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03년 당시 문 후보에게는 보고가 되지 않았다"며 "문 후보는 2006년 사안을 인지한 뒤 일관되게 원칙적인 처리를 지시했고, 결국 그 사돈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은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논란은 2006년 당시에도 언론에 보도됐던 일로, 2003년 4월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이호철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이 행정관은 경찰 보고를 토대로 원만히 합의됐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반적 동향보고는 민정비서관이 종결 처리했다. 이 경우에도 이 전 비서관이 자체종결 처리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교통사고 상대 당사자였던 경찰관 임모 경사의 민원제기로 다시 내사가 진행됐지만, 임 경사가 정작 경찰 출석요구에는 불응하면서 사건은 내사로 종결처리됐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전 비서관은 "음주 사고임을 고려해 처리가 끝까지 이뤄졌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하고 미숙히 처리 한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도 전해왔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날 한 신문은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사돈 배씨의 음주운전 사고를 문 후보가 당일에 파악하고도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사고 당시 정황이 담긴 민정수석실 보고 문건도 포함됐으며, 이에 따르면 당시 배씨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내가 누군데 감히 그러느냐" 등의 고성을 질렀음에도 이 사건은 음주사건이 아닌 단순 접촉사고로 처리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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