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을 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파키스탄은 환영했지만, 인도는 난색을 드러냈다.
5일 인도와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3일(미국 동부 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현 정부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를 걱정하고 있으며 분쟁이 심화하지 않도록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에 참여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일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 긴장 완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도 "필요하다면 인도와 파키스탄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말에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해 "파키스탄의 난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샤리프 총리가 전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이 같은 중재 움직임을 환영하고 나섰다.
아이자즈 아흐마드 차우드리 워싱턴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미국의 적극적 역할이 남아시아 지역에 평화와 안전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팔 바글라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문제는 양자 간에 해결한다는 인도 정부 방침이 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중재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글라이 대변인은 다만 "파키스탄에서 비롯한 테러가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완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와 국제기구가 파키스탄 테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무굴 제국의 영토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힌두교 지역은 인도로, 이슬람 지역은 파키스탄으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카슈미르는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도였음에도 힌두교 신자인 이 지역 토후국왕의 결정에 따라 인도로 귀속되면서 양국이 이 지역 영유권을 놓고 1948년과 1965년 전쟁을 치르고 지금까지 국지적으로 포격을 주고받으며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과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근거로 주민투표에 따라 카슈미르 귀속을 결정하자고 주장하지만, 현재 카슈미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는 이 문제는 양국 간 해결할 일이라며 파키스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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