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 빠던 동영상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웃겨"
(부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홈런을 터트린 순간 배트를 멋있게 손에서 놓는 동작을 가리키는 '배트 플립(Bat flip)', 속칭 '빠던'은 한국야구를 상징하는 화려한 세리머니로 자리 잡았다.
올해 KBO리그에 첫선을 보인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kt 위즈)은 1일 문학 SK전에서 한국 무대 첫 홈런을 때린 뒤 타구를 지켜봤고, 2일 경기에서는 때리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자 배트를 멀리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자신의 SNS에 홈런 동영상과 함께 "빠던은 한국에서 해도 괜찮아!! (Bat flips are OK here in Korea!!)"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까지 한국의 '빠던'을 알게 된 계기는 황재균과 전준우의 동영상이 미국에까지 널리 퍼져서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2015년 NC 다이노스전에서 9회 동점 홈런을 때린 뒤 타구 감상·배트 던지기·천천히 뛰기까지 '빠던'의 삼박자를 모두 보여줬다.
이 동영상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에까지 소개됐고, 황재균은 미국에 진출해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
전준우(롯데 자이언츠)는 2014년 NC전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더그아웃에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좌익수한테 잡히면서 큰 웃음을 자아내며 '월드 스타'라는 달갑잖은 별명까지 얻었다.
황재균과 전준우의 '빠던'은 롯데의 새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도 알고 있었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번즈는 롯데가 '빠던'으로 유명한 팀인 걸 잘 안다면서 "재균과 준우를 잘 알고 있다. 특히 '준우 동영상'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에서 홈런이 없는 번즈지만, 안타 하나에도 기뻐하는 모습은 될성부른 '빠던의 떡잎'임을 짐작하게 한다.
번즈는 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회 적시타를 친 뒤 마치 끝내기 안타라도 친 것처럼 기뻐했다.
그는 "원래 경기하며 감정을 보여주는 편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팀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면서 "첫 홈런 '빠던'을 기대해라. 분위기가 맞으면 한 번 도전해보겠다. 그런데 한국 선수만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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