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완벽한 아이 팔아요' '예뻐지고 말 테야' '아주아주 커졌어요'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아이들은 자신을 타인과 견줘보며 자아를 형성한다. 주위의 시선과 기대가 아이를 성장시킨다. 하지만 평생 시달릴 사회적 경쟁을 처음 겪기도 한다. 어른들이 자꾸 비교하고 채근하는 사이 아이는 멍든다.
'완벽한 아이 팔아요'(길벗스쿨)는 자연스러운 자라남의 가치를 말하는 프랑스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마트에 진열된 아이를 부부가 고른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완벽한 아이'가 부부와 한 가족이 된다. 인사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얌전하고,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아이에 부부는 흐뭇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 아빠가 학교 축제 날짜를 착각하는 바람에 아이는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으로 등교했다가 망신을 당한다. 집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아이. 부부는 다시 마트에 아이를 데려가는데… 막판 충격 반전은 아이에게 통쾌함을, 어른에게는 부끄러움을 선사한다. 미카엘 에스코피에 글. 마티외 모데 그림. 박선주 옮김. 30쪽. 1만2천원. 4∼6세.
방과후학교 뮤지컬에서 백설공주 역을 맡은 다문화가정 아이 필리. 얼굴색이 다른 필리를 친구들은 '검은 얼룩이', '검은 얼룩소' 하며 놀려댄다. 속상한 필리는 날마다 예뻐질 궁리를 하며 성형수술을 해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예쁘다는 건 무슨 뜻일까. 필리는 이런 질문을 받고 우물쭈물한다.
김일환 작가의 동화 '예뻐지고 말 테야'(케포이북스)는 아름다움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필리의 성장기다. 예뻐지려는 게 나쁜 마음은 아니지만, 마음의 힘으로 얼마든지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문주 그림. 237쪽. 1만4천원. 초등 3∼4학년.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깬 사무엘은 거울을 보고 하마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한다. 얼굴이 어찌나 커졌는지 벌름대는 코만 겨우 보인다. 게다가 콧수염까지 났다. 맞는 신발이 없어 학교에 어떻게 가야할지도 걱정이다. 가족들이 놀랄까 봐 방에서 나가지도 못하는 사무엘.
용기를 내어 방문을 열어 본 사무엘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안도한다. '아주아주 커졌어요'(살림어린이)를 읽고 나면 누구나 가끔 깜짝 놀랄 변화에 혼란과 두려움을 겪으면서 어른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포르투갈 작가 카타리나 소브럴의 강렬하고 독특한 그림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금좌 옮김. 44쪽. 1만2천원. 4∼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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