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는 임시 청와대" 주장도, 경찰 인력 2배로 늘려 대비
(의왕=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일주일째이자 2차 '옥중 조사'가 진행된 6일 서울구치소 앞에 오후 들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증가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경찰은 구치소 배치 경력을 평소의 두 배로 늘리고, 여성 지지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여경으로 구성된 기동대도 추가 투입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일대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월드피스자유연합' 등 단체 소속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지지자 130여명이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지지자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 대통령님에 대한 구속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석방하라'는 글이 담긴 현수막을 걸고 방송차량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 구속 및 검찰 조사를 규탄했다.
국민저항본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구속은 무효다. 그는 여전히 우리의 대통령이다"라며 "대통령이 머무는 이 서울구치소는 임시 청와대라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는 임시 청와대'라는 의미의 '서청대'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오전 8시를 전후해 구치소 일대에 모여든 박 전 대통령 지지자 50여명은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 그만 괴롭혀라", "대통령은 청와대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한때 구치소 정문 한쪽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환수복지당 소속 2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자 고성과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행히 양측 간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서울구치소 앞 삼거리에서 구치소 정문까지 200여m가량 도로에는 질서유지선과 울타리가 설치돼 있으며, '대통령을 당장 석방하라'는 등의 문구가 담긴 B4 용지 크기의 종이가 곳곳에 붙었다.
이른 아침부터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변호인과 검찰도 잇따라 구치소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 24기)는 오전 8시 40분께, 서울중앙지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이끄는 검찰 수사팀은 오전 11시께 각각 구치소로 들어갔다.
검찰은 교도관 사무실에 임시로 마련된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 혐의를 중심으로 구속영장에 기재한 13가지 혐의 전체를 염두에 두고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유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보통 2개 중대를 서울구치소 주변에 배치해 온 경찰은 이날 경찰인력을 4개 중대로 2배 늘렸다. 여경으로 구성된 기동대 1개 소대도 배치했다.
집회에 참가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중 여성이 많아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조사가 이뤄지는 날인 만큼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비선 실세' 최순실(61)씨는 이날 오전 이 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됐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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