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 교통대란] ② 외부차량 전면 제한 "반대" vs "필요"

입력 2017-04-08 09:00   수정 2017-04-08 09:07

[제주 우도 교통대란] ② 외부차량 전면 제한 "반대" vs "필요"

4∼6m 좁은 도로에 렌터카·이륜차·삼륜차·버스 뒤엉켜 '아슬아슬'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온다. 준비하자!"

4월 첫 일요일인 지난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포항을 출발한 성산↔우도 도항선이 '섬 속의 섬' 우도 천진항에 도착했다.





200명에 육박하는 탐방객과 수십 대의 외부 차량이 쏟아져 나왔고, 이들을 향한 이륜차·전기삼륜차 등 이동차량 대여업체들의 호객행위가 이어졌다.

"싸게 모실게요. 어서 오세요∼"

순식간에 대여업체에 있던 많은 차가 탐방객과 함께 빠져나갔고, 연이어 도착한 다른 도항선에서 나온 외부 차량과 뒤엉켜 일대는 큰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선착장에서 출발한 종달↔우도 도항선이 들어오는 우도 하우목동항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7∼9월 성수기 교통혼잡과 비교하면 이건 50∼60%에 불과해요"

교통정리에 투입된 동부경찰서 소속 한 의경은 연일 반복되는 모습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1년간 우도의 교통혼잡을 지켜봤다는 의경은 하루에도 1∼2건 또는 성수기 때는 훨씬 많은 접촉사고가 발생한다며 "사람이 다칠 정도의 큰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접촉사고 뒤처리 문제로 탐방객과 대여업체 간 실랑이가 벌어져 결국 경찰이 출동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번진다"고 설명했다.

외부 차량이 많이 들어오는 날에는 차량이 우도를 다 빠져나가지 못해 오후 6시면 마감하는 도항선이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행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폭이 4∼6m에 불과한 좁은 도로에는 대여차량과 외부차량, 섬 순환버스, 자전거, 보행자 등이 동시에 지나기 때문에 언제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시속 20∼30㎞ 속도로 서행하는 전기삼륜차 뒤를 따라가던 외부 차량은 '부웅∼' 엔진 소리를 내며 추월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마주 오던 다른 차량 또는 자전거와 마주쳐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해안도로 곳곳 빼어난 절경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관광객과 차들이 몰렸고, 차량 간 시비가 붙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10년 전 외부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차량 한도를 605대로 제한한 차량총량제는 연간 200만명 이상 탐방객이 찾는 우도에서 그 효과가 사라진 지 오래다.

제주도는 이 같은 교통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카드로 우도 주민 또는 공사차량 등을 제외한 모든 외부 차량의 섬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반발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우도와 제주 본섬을 잇는 도항선 제1·2선사가 지난 1994년과 2003년 200명 가까운 우도 주민과 사업자가 출자해 취항했다.

이후 우도 탐방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2014년 우도 주민 240명이 각 1천만원씩 24억원을 출자한 제3선사의 새 도항선이 기존 선사와의 법정 다툼 끝에 겨우 운항을 시작했다.







외부 차량과 탐방객을 태운 도항선 운항은 우도 주민의 이해관계와 매우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주주로 참여한 한 주민은 "새 도항선이 취항한 지 얼마 안돼 겨우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제주도가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외부 차량 제한은 반대다. 찬성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한 주민은 "외부 차량을 제한한다고 하면 대여업체로 수요가 몰려 업체들은 더 많은 차량을 도입하고 결국 혼잡한 교통난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뭔가 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관광객 김모(25·여·서울시)씨는 "전기삼륜차를 타고 우도를 돌아다녀 봤는데 조작도 서툴고 뒤에 자동차가 따라올 때마다 조마조마했다"며 "차량도 많고 사람도 많아 아름다운 우도 정취를 있는 그대로 느끼기에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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