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트럭에 암소를 싣고 가던 이슬람교 신자(무슬림)가 힌두 과격세력에 집단 구타당해 사망하면서 종교 갈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6일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인도 북서부 주 내 알와르 부근 도로에서 이슬람 주민들이 트럭 3대로 암소 10여 마리를 운송하다 암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의 공격을 받았다.
'암소 자경단원'으로 불리는 이들 힌두교도는 트럭을 세우고 차에 실린 암소를 발견하고는 도축하려고 운반하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트럭 운전자 등 6명을 몽둥이 등으로 구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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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을 당한 이슬람 교도 6명은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55세 펠루 칸은 4일 사망했다.
경찰은 칸을 살해한 혐의로 주민 3명을 체포하고 6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또 소를 운반하던 무슬림 주민 5명도 허가 없는 암소 운송 혐의로 입건했다. 하지만 이들 무슬림 주민은 우유를 얻고자 우시장에서 적법하게 암소를 샀으며 당국의 허가를 받아 운송하던 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주민 2억 명으로 인도 29개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주 총리로 힌두 성직자 출신 요기 아디티아나트를 선임한 이후 힌두교도들이 신성시하는 암소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는 암소 도축을 막겠다며 주 내 정육점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이고 있고 서부 구자라트 주 의회는 암소를 도살하면 최고 종신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처벌을 강화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말 통과시켰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연방 상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과거 영국 식민시대 독립운동과 같은 정신이 담겨있다며 적극적인 옹호 입장을 밝혔다. 굴랍 찬드 카타리아 라자스탄 주 내무 장관 역시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암소 도축을 막기 위한 자경단 활동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2015년 9월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한 남성 이슬람 신자가 암송아지를 도축해 먹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힌두교 주민 100여 명에게 몰매를 맞아 숨지는 등 지난 2년 동안 암소 도축과 관련해 최소한 10명의 이슬람 신자가 집단폭행으로 숨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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