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윤종석 손상원 기자 = 해양수산부가 세월호를 육지로 실어 올릴 운송장비 테스트를 거듭하면서 비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첫 테스트에서 세월호를 완전히 들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설계된 시스템으론 선체를 옮길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테스트가 단순한 운송장비의 하중 지지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 가능한 상태를 갖추는지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6일 해수부에 따르면 상하이샐비지(인양업체), TMC(컨설팅업체), ALE(운송업체) 등은 이날 오후 2시15분께 세월호를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odule transporter: MT) 480대로 들어 올리는 2차 시험을 시작했다.
앞서 이날 0시부터 오전 2시까지 진행된 1차 테스트에서는 선수와 선미 객실 일부분이 부양되지 않았다.
테스트에서 선체를 한 번에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이는 MT가 선체를 들어 올릴 힘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순 없다고 해수부는 강조한다.
MT 480개는 세월호를 받치고 있는 쇠기둥인 리프팅빔 33개와 맞닿은 상태로 선체를 들어올려야 한다.
그런데 선체가 컨테이너처럼 네모 반듯하지 않고 굴곡이 있어 지점마다 MT가 받쳐야 할 높이가 다르다.
이런 탓에 일부 MT는 리프팅빔과 제대로 닿지 못해 힘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2차 이후 테스트는 MT 480개 하나하나의 높낮이와 좌우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최대한 리프팅빔과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선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MT는 바퀴가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할 뿐만 아니라 유압으로 높낮이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운송장비다.
선체의 하중 분포에 따라 일부 MT들을 떼어다 다른 줄에 넣는 등 다른 조합의 배치도 시도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MT 시스템으로 세월호를 들어 이송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때까지 테스트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번 테스트에서 보완과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앞선 테스트를 일각의 판단처럼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설명이 맞다 해도 해수부는 미수습자와 희생자 가족을 비롯한 전 국민이 간절히 지켜보는 세월호 인양 작업의 마지막 고비인 MT 테스트에 대한 설명이 인색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애초 성사가 어려워 '도전'에 가까운 시도를 하면서도 시간만 끄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우려도 여전하다.
MT 미세조정이 완전히 끝나 480대가 온전히 힘을 전달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선체를 온전히 들지 못한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육상 이송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일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그렇더라도 선체의 하중 분포에 따라 리프팅빔을 추가하고 MT를 더 넣는 등 MT 조합을 보완하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무게를 분산하고 지지력은 더 높이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기존 MT로는 세월호 선체를 들 수 없다고 판단되면 기존 대당 최대 지지하중이 40t인 MT를 60t짜리로 교체하는 '플랜B'가 시도된다.
그러나 대용량 MT는 세월호 리프팅빔과 닿는 면적이 현재 MT보다 부족하고 물량이 충분치 못하다는 단점이 있어 이 또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세월호가 언제 상륙할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려워진다.
해수부 관계자는 "플랜B 다음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는 10일까지는 반드시 세월호를 육상에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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