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과속 꼼짝 마'…진화하는 경찰 단속카메라

'얌체 과속 꼼짝 마'…진화하는 경찰 단속카메라

구간단속은 시점·종점·구간평균 3가지 속도 측정

모든 차로 이동 단속…야간 반사판 부착 땐 형사입건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차량 속도 구간단속 교량인 울산대교에서 진입 시점의 카메라를 통과할 때 과속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나요?

답은 '그렇다'이다.

구간단속을 하는 전국 대부분의 교량과 터널에서는 시점 속도와 종점 속도, 구간평균 속도 등 3가지를 측정해 위반속도가 가장 높게 초과한 한 지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7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울산대교의 과속 구간단속에 총 4천114건이 적발됐다.

이 중 60%인 2천477건은 평균속도 초과로 과태료가 부과됐고, 30%인 1천237건은 구간 진입 시점 속도 초과로 적발됐다. 구간 종점에 설치된 카메라에도 10%인 400건이 과속으로 걸렸다.

시점과 종점에 달린 카메라에는 단속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운전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간선도로의 1차로만 과속 단속을 한다며 카메라 앞을 지나기 직전 2, 3차로로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과속하는 얌체 운전자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1차로에만 고정돼 속도위반 차량을 찍지 않고 2,3,4차로까지 빠르게 회전하며 '랜덤식 단속'을 벌이기 때문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카메라가 1차로만 고정해 비추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2,3,4차로로 이동하며 단속하는데 2, 3차로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차를 중앙선이나 갓길에 반쯤 물려 운행하면 과속이나 신호위반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금물이다.

과속단속 카메라 렌즈의 화각은 와이드 앵글(광각·廣角)이다. 사물을 비추는 폭이 3.2∼3.8ｍ 정도로 2차로가 한꺼번에 찍힐 정도로 넓어서 중앙선이나 2개 차로의 중앙선을 물고 다니거나, 갓길을 반쯤 걸쳐서 다녀도 꼼짝없이 찍힌다.

야간에 과속 단속을 피하려고 번호판에 반사판을 부착하다 걸리면 큰 낭패를 당한다.


반사판은 야간에 단속카메라가 과속 차량을 촬영하기 위해 조명을 터트리면 반사돼 번호판이 제대로 찍히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번호판 일부만 반사되기 때문에 경찰이 번호를 식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은 단순히 4만∼13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하지만, 번호판에 반사판 등을 부착해 단속을 피하려는 차량 운전자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별도로 입건해 수사한다.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해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승룡 울산경찰청 영상실장은 "얌체 운전자들이 단속을 피하려고 갖은 수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불법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며 "과속이나 신호위반은 무엇보다 교통사고 발생 우려를 높이기 때문에 평소 법규를 준수하겠다는 운전습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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