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 번역 '고요한 소리'…"30년간 '부처님 원음' 전파"

입력 2017-04-06 17:51  

초기경전 번역 '고요한 소리'…"30년간 '부처님 원음' 전파"

활성 스님이 만든 번역 모임…15일 창립 30주년 포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 불교 전통 안에서 초기불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단체는 '고요한 소리'입니다. '고요한 소리'가 세워진 1980년대 초기 경전은 대승경전이나 선어록에 비해 별로 중요한 경전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죠."

불교계 번역 단체인 사단법인 '고요한 소리' 회원이자 상도선원 선원장인 미산 스님은 '고요한 소리'의 활동이 한국 불교사에서 지니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요한 소리'는 1987년 통도사 경봉 스님의 제자인 활성 스님을 중심으로 부처님 원음(圓音)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3월부터 '고요한 소리'의 대표를 맡은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과 창립 멤버 미산 스님을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났다.

'고요한 소리'는 초기불교 경전을 우리말로 옮기는 불사에 착수했으며 특히 스리랑카의 불자출판회(BPS)에서 간행하는 소책자 '법륜'과 '보리수잎' 시리즈 등 총 80여 종의 불서를 번역·간행해왔다.

미산 스님은 "팔리어(석가모니 부처 당시의 인도 지역 방언) 경전을 토대로 동서양의 지성들이 대중을 위한 글을 쓰거나 일반적이고 쉬운 용어로 경전을 번역하는 일이 BPS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며 "'고요한 소리'는 BPS의 영문 출판물을 우리말로 번역해 지난 30년 동안 120만 부 이상 보급했다"고 소개했다.

'고요한 소리'가 창립됐던 1980년대 국내 소개된 초기불교 경전은 한국불교에 생경한 영역본이었다. 교학적으로 중국불교의 해석을 거친 대승불교가 주를 이루고, 선종이 중추적 정신세계를 이끄는 한국불교 풍토에서 '고요한 소리'는 초기불교 가르침을 대중 속에 꽃피우는 밑거름이 됐다.


미산 스님은 "'고요한 소리'의 영향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팔리어와 초기불교를 배우기 위해 스리랑카와 인도로 유학을 떠난 승려들과 재가 학자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제 초기불교 전공자들에 의해 질 높은 연구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평했다. 또 "초기불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대승불교와 선불교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고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고요한 소리'는 30년 전부터 현재까지 책값도 500원, 1천원으로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은 대중에게 전파하기 위해서다. '조용한 소리' 윤문팀에는 1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번역에 참여한 출가자와 재가자는 50∼60명에 이른다고 변 대표는 설명했다.

또 번역에서부터 교정·교열, 편집까지 모든 과정이 자원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깊은 불심이 아니고서는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다. 변 대표는 "물질주의 시대에도 이런 식의 운영이 가능한 것은 활성 스님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말했다.

'고요한 소리' 회주인 활성 스님은 1975년 출가한 뒤 통도사 극락암 아란야·해인사·봉암사·태백산 동암·축서사 등지에서 수행 정진해왔다. '조용한 소리'는 번역서 외에 활성 스님의 법문집인 '소리' 시리즈도 펴내고 있다.

한편 '고요한 소리'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오는 15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과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중도(中道), 이 시대의 길'을 주제로 30주년 포럼을 연다.

미산 스님이 포럼의 좌장을 맡으며 양형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 임승택 경북대 철학과 교수, 백도수 능인대학원대 불교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불교의 핵심 사상인 중도의 의미와 가치를 규명하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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