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CJ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 OTT 전용 기기 출시
유료 서비스 가격 부담이 문제…사업 확대 '장애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가입자 정체 등으로 위기에 빠진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푹의 '푹',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CJ E&M의 '티빙' 등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 중인 OTT 사업자와는 달리 이들은 기존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기기를 판매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중 가장 먼저 OTT 사업에 뛰어든 곳은 딜라이브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넷플릭스 TV전용 셋톱박스인 '딜라이브 플러스'는 기존 딜라이브 케이블TV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셋톱박스만 구매해 집안의 TV와 연결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딜라이브 플러스를 구매하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물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각종 국내 드라마, 영화, 엔터테인먼트사 iHQ에서 제공하는 연예 콘텐츠까지 볼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SK텔레콤 인수합병 과정에서 서비스 범위를 대폭 축소했던 OTT 기기인 '스틱'을 지난 2월부터 다시 꺼내들고 사업을 재개했다.
스틱은 구글의 크롬캐스트처럼 온라인에서 감상하는 동영상을 TV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말기다. TV 수상기(HDMI)에 꽂아 무선인터넷에 연결하면 단말기에 내장된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티빙의 무료 실시간 방송이나 다시보기(VOD)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1월 구글과 손잡고 출시한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 'skyUHD A+'에 지난 3월부터 한국판 넷플릭스인 '왓챠플레이' 애플리케이션과 지상파 VOD를 볼 수 있는 OTT인 '푹' 앱을 추가했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OTT 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 OTT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6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규모는 4천884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5년 3천178억원보다 53.7% 늘어난 수치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콘텐츠를 구매해 소비하는 데 익숙한 OTT 이용자들이 TV로 이용 플랫폼을 넓혀 TV 내 각종 유료콘텐츠 소비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 녹록치 않다. 기존 유료방송 이용자들이 OTT 서비스에 큰 매력을 느끼기기에는 가격이 걸림돌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6년 미디어패널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가구(전국 4천233가구)의 월평균 유료방송 이용료는 약 1만600원이다. 이들이 지출하는 VOD 서비스 가격은 월평균 600원(국내 TV방송프로그램 기준)에 불과하다.
스카이라이프에서 왓챠플레이와 푹 앱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각각 한 달에 7천900원, 9천900원을 내야 하는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기기 구매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딜라이브 플러스와 스틱도 가격이 각각 12만원(프로모션 적용시), 6만9천원에 달해 일반 가구가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OTT 서비스는 생소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OTT에 대한 관심이 뜨거우므로 꾸준히 킬러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OTT 사업을 활발히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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