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덕분에 눈물 삼킨 MVP 문성민 "시호, 센스 있더라"

입력 2017-04-06 18:49  

아들 덕분에 눈물 삼킨 MVP 문성민 "시호, 센스 있더라"

"우리는 앞으로 더 잘할 팀…힘 보태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넌 문시호 아빠야."

2016-2017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유행어는 현대캐피탈 최태웅(41) 감독이 팀 에이스 문성민(31)에게 말한 이 한 마디였다.

문성민의 부진 속에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1차전을 내준 현대캐피탈은 2차전에서도 먼저 2세트를 내줬다.

최 감독이 2세트 종료 후 내지른 한 마디는 문성민의 승리욕을 자극했고, 이후 문성민은 신들린듯한 활약으로 팀을 10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문성민은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시상식에서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 덕을 톡톡히 봤다.

총 29표 중 14표를 얻은 문성민은 수상소감을 말할 때 당장에라도 눈물을 쏟을 것처럼 위태로웠다.

여러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는지 감사했던 인물들을 한 명씩 거론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문성민은 아들을 안고서 수상소감을 말했는데, 이때 시호 군은 아빠가 받아 든 꽃다발의 이파리를 먹기 시작했다.

방송 카메라가 이 장면을 비추면서 문성민도 사태를 파악했고, 다급하게 아들 입에서 이파리를 꺼낸 뒤에야 수상소감을 재개했다.

그리고 시호 군은 아빠가 다시 긴장하자 이번에는 작은 꽃을 먹었고, 문성민도 웃으며 "여기까지 해야겠다"며 무대를 내려갔다.

시상식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장에서 만난 문성민은 "제가 너무 긴장했는데, 아들이 센스 있게 행동하더라"면서 "1차전 좋은 모습 못 보여줘 힘들었다. 그때 (아들과) 영상통화 하면서 힐링했다. 저한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며 '상복'이 터진 문성민이 유난히 떨었던 이유는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서"다.

그는 "우승하고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거 같은데, 더 좋은 꿈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 아들이 축하해주러 올라와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문성민은 동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저만 스포트라이트 받는 거 같아 항상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 (MVP를) 제가 또 받으면 좋겠지만, 우리 팀에서 다른 선수가 다음에는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성민은 "우리 팀은 잘하는 팀이라기보다 앞으로 더 잘할 팀이라 생각한다. 팀을 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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