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 주도로 만든 태국의 20번째 헌법이 6일 반포됐다.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태국 국왕은 이날 TV를 통해 전국으로 중계된 헌법 반포식에서 새 헌법에 서명했다.
태국 왕실 전통에 따라 국왕이 서명한 새 헌법은 쁘라윳 찬-오차 총리에게 전달됐고, 이어 왕실 인장이 찍힌 뒤 황금 접시 위에 안치됐다.
이후 필경사가 "2017년 헌법은 나라의 부패와 권력남용을 뿌리 뽑고 부패한 정치인이 득세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는 내용의 국왕 성명을 대독하는 것으로 반포식이 마무리됐다.
반포식에는 국왕 일가와 추밀원 위원, 쁘라윳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과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 위원, 각국 외교사절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반포된 태국의 새 헌법에는 총선 이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활동할 상원의원을 군부가 직접 지명하고,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의 총리 선출 과정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4년 4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군부는 2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해 8월 새 헌법 초안을 국민투표에 부쳤고, 60%가 넘는 지지를 받아 개헌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즉위한 와치랄롱꼰 국왕의 제안으로 국왕의 일시적인 부재 시 섭정자를 지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규정을 추가하는 손질이 이뤄지면서 새 헌법 확정이 늦춰졌다.
개헌이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태국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거쳐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치른다. 총선 시기는 정부조직법 개정 속도에 따라 유동적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주도할 헌법초안위원회(CDC)는 올해 연말까지 개정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후 과도의회 승인 등 과정을 고려하면 내년 말께 총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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