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46개사 취재진 79명, 남북대결에 몰려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역사적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대결'이 펼쳐지는 강원도 강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6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북한과 4차전을 치른다.
슬로베니아(5-1승), 영국(3-1승), 호주(8-1승)를 연파하고 3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북한과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5전 전승 우승의 8부 능선을 넘는다.
영국을 연장 접전 끝에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2연패 사슬을 끊은 북한에도 이날 남북 대결은 중요하다.
북한은 일단 영국을 꺾고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정규시간 승리가 아닌 연장승이라 디비전 2 그룹 A 잔류를 확정 지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3부리그로 승격되고, 반대로 최하위팀은 5부리그로 강등된다.
두 팀은 각각 우승과 잔류라는 목표와 남북 자존심을 걸고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아이스하키 공식 남북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 한판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펼쳐지는 남북 대결에 해외 언론에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등록한 해외 취재진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의 아사히, 프랑스의 르 몽드 등 46개사 79명에 이른다.
여기에 국내 취재진까지 더해 총 200여 명의 취재진이 강릉 하키센터에 집결했다.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승 4패로 절대 열세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4-1로 제압하는 등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북한이 1-2로 역전패한 호주를 한국은 전날 3차전에서 8-1로 대파하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북한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러 머리(29·캐나다) 대표팀 감독은 "북한 선수들은 작고 빠르다"며 "한국과 북한은 서로 특징이 닮아서 정말로 흥미로운 매치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을 얕보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 시스템만 제대로 가동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21)는 "북한은 우리와 같은 체구를 갖고 있어서 빠르다"며 "스피드에서는 뒤지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경기장 관람석 7천석 중 현장 발권하는 1천석을 제외한 6천석이 매진됐다.
남북한의 이례적인 맞대결에 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장으로 향하는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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