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라디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라디오 스타가 취임 석 달 만에 정치적 위기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구하고자 펜을 들었다.
유명 라디오 진행자이자 작가, 보수 논객, 문화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마이클 새비지가 주인공이다.
새비지는 지난 2012년까지 전국 400개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전파를 탄 토크쇼 '새비지 네이션'의 진행자로 한때 동시 시간 2천만 명의 평균 시청자를 보유했던 방송계의 거물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기간 라디오 진행자 중 최초로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해 주목받은 그가 이번엔 아예 노골적인 '트럼프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물)'를 책으로 내놓았다. 책을 접한 혹자는 아돌프 히틀러의 천재적 공보 참모였던 요제프 괴벨스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최근 출간과 함께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른 '트럼프의 전쟁 : 미국을 위한 전투'는 트럼프 국정 철학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제고하는 한편, 각종 정치적 쟁점에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각 장마다 말미에 등장하는 이런 조언을 '새비지 해법'이라 명명했다.
저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책을 통해 이런 조언을 하는 게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최근 저자는 가족과 함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기업인 시절 인종과 이민 문제 등에서 생각이 비슷한 저자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해 교분을 쌓았다고 한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판에 뛰어들자 대선 승리를 위한 각종 논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 조언에 귀를 기울였고, 이제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면서 "사실 많은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유세 내용이 '프롬프트'를 통해 내 책을 읽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고 적었다.
저자는 책에서 반(反)세계화 전쟁, 불법이민과의 전쟁 등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어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나 국경세 도입 등의 정책에 저자의 사상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라디오 프로그램 '새비지 네이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든 것은 첫 번째 전투였다"면서 "이제 우리는 전쟁에서 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흥적인 '좌충우돌형'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임기에 어떻게 국정 기조를 잡을지 궁금한 독서가라면, 새비지의 말에 귀 기울여 볼만 하다.
센터 스트리트.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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