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윙의 80%만 가능…출전하고 싶은데 화가 난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기권했다.
존슨은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진행된 마스터스 1라운드의 티샷 시간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연습 스윙을 한 뒤 경기를 포기하고 기권을 선언했다.
존슨은 대회 개막 전날 대회장 인근 숙소에서 차고에 둔 차를 빼기 위해 양말만 신고 계단을 내려가던 중 계단에서 넘어졌다.
계단 3개 아래로 떨어쳐 허리를 다친 존슨은 대회 출전을 위해 소염제와 얼음 등으로 부상 부위를 치료했다.
1라운드 마지막 조에 편성된 존슨은 티샷 시간 1시간 전에 연습 장소에 도착해 피칭웨지로 컨디션을 점검했지만, 부상 부위의 통증 탓에 공을 15개만 친 뒤 연습을 중단했다.
10여 분간 치료를 받은 존슨은 연습장에 돌아와 드라이버로 다시 8개의 공을 친 뒤 스윙 코치인 부치 하먼과 상의했다.
존슨은 또 대회 주최 측에 경기 도중 허리 통증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은 마지막 순간까지 출전을 시도했지만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존슨은 "평소 스윙의 80%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다. 백스윙은 괜찮은데 임팩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힘들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채를 휘두를 수 없는 상황이라 너무나 화가 난다. 출전하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존슨은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절정의 감각을 보여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존슨도 "최근 골프를 시작한 뒤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데다가 마스터스는 내가 매년 손을 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는 대회"라며 "너무나 아쉽다"고 푸념했다.
존슨은 2012년에도 마스터스 개막을 약 1주일 앞두고 제트 스키를 타다가 허리를 다쳐 기권한 적이 있다.
존슨의 기권에 대해 마스터스의 경쟁자로 꼽혔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너무나 불행한 사건"이라며 "빨리 완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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