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가세해 실적 '쌍끌이' 전망…12조원 넘을 듯
"현 실적은 수년 전 투자의 수확…총수 부재 속 미래 대비 못 해 안타까워"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작년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고전해온 스마트폰 사업 부문이 지난달 말 갤럭시S8 출시로 다시 활력을 띠고 있어서 2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9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6조6천800억원)보다 48.2%, 전 분기(9조2천200억원)와 비교해서는 7.38% 늘어난 것이다.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천600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9조3천702억원)과 비교해도 5천억원 이상 더 많다.
1분기 매출은 50조원으로, 작년 동기(49조7천800억원)보다 0.44% 늘었고, 전 분기(53조3천300억원)보다는 6.24% 감소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보다 무려 6.5%포인트 늘어난 19.8%를 나타냈다. 100원어치를 팔아 이익으로 19.8원을 남겼다는 것이다.
전 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더 늘어난 것은 제품을 적게 팔고, 이익은 더 많이 남겼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 공개되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사업 부문이 견인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증권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속에 반도체 사업 부문이 올해 1분기에 5조 원 이상, 최대 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슈퍼 호황의 상승세를 탔던 작년 4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은 역대 최대인 4조9천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 분기에는 이런 기록을 가볍게 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과 디스플레이(DP), 소비자가전(CE) 부문 등은 전 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4분기에는 IM 부문은 2조5천억원, DP와 CE 부문은 각각 1조3천400억원과 3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반도체와 함께 갤럭시 S8이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동부증권은 최근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3조9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12조원을 넘어설 것이고, 반도체 호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스마트폰 사업과 쌍두마차를 이뤄 연간 영업이익 40조원을 넘어 50조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호실적은 3년 내지는 5년 전에 투자 결정을 통해서 거둬들인 수확"이라며 "삼성전자가 앞으로 5년, 10년을 내다보고 지금 과감한 투자와 M&A(인수합병)를 해야 하는데, 총수의 부재로 그렇게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한국 대표 기업의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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