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찾아 충남으로, 李 찾아 성남으로…안철수 추격에 '비상'
"北 핵실험하면 체제유지 힘들 것"…군부대 방문해 안보관 부각
(서울·홍성=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7일 중원 쟁탈과 동시에 중도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전날 저녁 충남 홍성에 있는 충남지사 관사를 비공개로 전격 방문해 안희정 지사와 회동한 문 후보는 이날 충남도청을 찾아 연이틀 안 지사를 만났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온 충청 민심을 얻는 한편으로 안 지사를 지지했던 중도보수층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안 지사에게 적잖이 향했던 중도보수 표심은 민주당 경선 종료와 동시에 문 후보가 아닌 안철수 후보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문 후보가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문 후보가 후보 확정 직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강행한 것도 이런 한계를 탈피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럼에도 중도보수층의 표심이 본선 초반 문 후보에게로 움직이지 않자 안 지사에게 'SOS'를 친 것이란 해석이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안 지사와 함께 정권교체하고 국정운영 하겠다고 여러 번 약속한 마음은 변함없다"며 "안 지사의 가치나 정책 중 좋은 부분을 이어받고 싶고, 자치분권 철학이나 정책은 저와 맥락을 거의 같이한다"고 호평했다.
전날 밤 회동에서도 "동지애를 확인하고 정권교체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해야 할 과제에 대한 마음의 확인이 있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와 함께 보훈공원 충혼탑을 함께 참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안 지사 덕분에) 넓혀진 외연과 가치를 제가 잘 안고 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며 "안 지사 지지자도 함께 해주시길 간곡하게 말씀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지사도 "많은 국민께서 통합의 리더십 대표로서 후보로 선출된 문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시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하면서 "경선 이후 이 정도의 우애와 열정을 보여준 경선이 어디 있느냐. 저는 자부심을 가진다"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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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경기 성남시청에서 이재명을 시장을 만났다. 주말인 8일엔 경선 경쟁자 모두와 한자리에 모여 술잔을 기울인다. 경선 기간 남았을 앙금을 말끔히 해소하며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미 문 후보는 경쟁자들의 경선 주요 공약을 가다듬어서 자신의 공약으로 새롭게 선보인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문 후보를 제외한 다른 경선 참여자들 모두 현직 단체장이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에게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게 문 후보 측 생각이다.
문 후보는 내포 첨단사업단지 조성현장을 방문해 내포 신도시를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안 지사의 정책까지 고스란히 이어받아 발전시키겠다는 문 후보의 진정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보인다.
충북 오송의 한 바이오기업을 방문해서는 약속어음·연대보증제 폐지와 중소기업 공동사업 규제 해소 등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지원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이룸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평소 경제 철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문 후보는 경기도의 공군작전사령부와 탄도탄 작전통제소를 방문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안보관 부각에도 주력했다.
후보 확정 후 첫 안보행보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임박 징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급박한 안보환경을 감안해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자신의 철저한 안보관을 강조하려는 행보다.
다른 정파에서 문 후보의 안보관을 끊임없이 공격하는 상황에서 특히 안보이슈에 민감한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그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끝내 강행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 것이다. 김정은 체제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병사들과도 간담회를 하면서 '아주 어려움을 겪을 때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라는 드라마 '미생' 주인공인 장그래 대사를 언급하며 "모두 다 부모에게 자부심이고 가장 소중한 존재다. 스스로 또 동료들도 존중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가정으로 복귀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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