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현대미술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펭귄의 사생활 = 일본 국립극지연구소의 생물학자인 와나타베 유키가 동물 연구기법의 하나인 바이오로깅의 현황과 바이오로깅을 통해 밝혀진 동물들의 생태를 알기 쉽게 소개한 대중 과학서.
움직이는 동물은 야생 상태의 관찰이 쉽지 않다. 특히 하늘을 나는 조류나 바닷속을 헤엄치는 어류는 더욱 그렇다.
바이오로깅(bio-logging)은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동물의 몸에 센서나 비디오카메라 같은 것을 붙여 추적 조사하는 연구기법이다.
1940년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P.F. 숄렌더가 야생 바다표범의 잠수 깊이를 알기 위해 장치를 단 새끼 바다표범에 로프를 묶어 바다에 내려보낸 것이 바이오로깅의 시작이었다. 이후 1963년 미국의 제럴드 쿠이먼은 주방용 타이머를 이용해 만든 심도기록계로 웨셀바다표범이 43분간 600m 깊이까지 잠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바이오로깅의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그었다.
지금은 손가락 마디 크기의 초소형 디지털 기계가 발달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동물의 몸에서 분리돼 동물을 재포획하지 않고도 장치를 회수하는 방법도 쓰이고 있다.
니케북스. 윤재 옮김. 344쪽. 1만5천원.
▲ 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 =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닉 켈먼이 인공지능을 탑재한 미래 로봇이 인간을 관찰한다는 설정으로 인간의 여러 특성을 탐구한 책.
어느 날 한 연구실에서 눈을 뜬 안드로이드 '잭'은 누가 자신을 만들었는지, 자신이 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한다. '잭'은 탄생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인간이 되는 시험을 통과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인간 여성인 안드레아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잭'이 다른 안드로이드들에게 인간처럼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인간 관찰 보고서'와 잭의 모험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교차한다.
'인간 관찰 보고서'는 위트가 넘친다.
예를 들어 '일'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는 "일할 때는 (다른 동료들 거의 대부분처럼)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불행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야말로 남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임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떤 업무를 맡았건 간에 충분히 불만을 표시하고, (아무리 업무를 처리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려야 하고, 일을 맡긴 사람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아야 한다. 실제로는 근거가 없는 그런 불만이야말로 사람처럼 보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66쪽)는 식이다.
푸른지식. 김소정 옮김. 324쪽. 1만6천원.
▲ 아주 사적인 현대미술 = 미국 잡지 '뉴요커'에서 40년간 미술평론을 써 온 캘빈 톰킨스가 가까이 지켜봤던 동시대 예술가 10명의 삶과 작품세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작품 그 자체보다 작가의 라이프 스타일과 작품 창조를 둘러싼 조건들에 초점을 맞춘다. 동시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분리해서 고려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데이미언 허스트, 신디 셔먼, 줄리언 슈나벨, 매슈 바니, 제임스 터렐, 리처드 세라, 마우리치오 카텔란, 재스퍼 존스, 제프 쿤스, 존 커린에 대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뉴요커'에 썼던 글을 모았다.
책은 도판을 따로 싣지 않은 대신 언급된 작품 이미지와 직접 연결되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실어 참고하도록 했다.
아트북스. 김세진·손희경 옮김. 364쪽. 1만7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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