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정권 겨냥 전격 공습…6년째 내전 중대 전환점 맞나

입력 2017-04-07 17:46   수정 2017-04-07 17:53

美 시리아정권 겨냥 전격 공습…6년째 내전 중대 전환점 맞나

미국의 알아사드 정권 직접 겨냥 첫 징벌…시리아 정부 위기 관측

미-러 대립 양상 속 내전 구도는 더 복잡해질 듯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미국이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한다면서 7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전격 공격하면서 6년째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중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겨냥한 첫 공습을 감행, 시리아 정부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을 주축으로 한 국제동맹군과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러시아·이란 등의 대립 구도를 둘러싼 내전 양상이 더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군은 이날 화학무기 공습으로 민간인을 살상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시리아의 공군기지에 약 60∼7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사드 정권이 세계 최대 군사대국인 미국의 타격을 받았다는 것 말고도 트럼프 정부가 처음으로 아사드 정권 징벌에 직접 나섰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아사드 정권이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번 공습은 미국의 기존 대시리아 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이 진행된 지난 6년간 이렇다 할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이 가끔 시리아 동북부에 주로 포진해 있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거점을 표적 타격했을 뿐이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은 화학무기 사용이 금지선을 넘어섰다며 시리아 정부에 경고를 날렸지만, 실제 공습을 이행하지는 못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러시아는 시리아 내 군사 개입을 더욱 강화했다.

시리아에 자금과 무기, 군사 자문 등을 제공하며 시리아 내 아사드 정권 축출을 목표로 삼은 반군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어정쩡한 입장을 취할 때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 비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 셈이다.

따라서 아사드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이번 군사행동 개시는 미-러 대립 양상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러시아는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 직후 성명을 내고 "주권국에 대한 침공"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이 행보가 미-러 관계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며 미국과 군사협력 관계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세계 강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러 양국의 대립 구도 양상이 장기화하면 시리아 내전 해법 마련할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의 공습은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강대국은 물론 주변국들의 역학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의 공습 직후 아사드 정권 찬반 진영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동맹인 영국과 호주, 이스라엘은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지지하며 "추가적인 화학무기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란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동의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와 국경을 마주한 터키, 폴란드도 지지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과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리아에 무장 대원을 파견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역시 미국의 공습에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아사드 정권의 퇴진 여부를 두고 양측 진영간 갈등과 신경전이 더 첨예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은 지난 3월15일을 기점으로 만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이 확산하면서 비롯된 시리아 내전은 수많은 사상자와 수백만명의 난민을 만들어 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시리아 반군은 극단주의 조직과 뒤섞이면서 서방의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길어지는 내전은 시리아 주민에게 막대한 고통을 야기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31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는 시리아인 1천350만명이 인도주의 구호가 필요한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 시리아인 490만명이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탈출했고 국내 이재민도 630만명에 이른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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