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구 5만82명, 역대 최저치…"인구 유입 올인" 군수 특별지시
인구, 교부세 산정 기준…5만 무너지면 행정조직 축소해야 돼 '비상'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군이 인구 5만명에 턱걸이 한 상태로 10년 넘게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직장인과 학생 전출입이 많은 1∼3월 대체로 인구가 빠졌다가 4월 이후 소폭 반등하는 롤러코스터가 매년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영동군 인구는 5만82명으로 석 달 전에 비해 470명 줄었다. 전년 같은 달 5만201명보다도 119명 적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는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세를 산정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인구가 많을수록 시·군 살림살이가 넉넉해진다.
행정조직의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도 돼 인구 5만명 이상이면 14개 실·과를 두고, 그 이하면 12개로 축소된다. 인구가 공무원 자리는 물론 행정 서비스 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위기를 느낀 영동군은 지난달 20일 군수 특별지시 1호를 내린 뒤 인구 감소를 막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매주 인구 대책회의를 열고, 읍·면별로 경쟁을 붙여 실적이 저조한 곳은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도록 몰아세우고 있다.
팀별로 인구늘리기 활동을 벌이게 한 뒤 우수 팀 10곳을 뽑아 2박 3일 국내 연수를 주선하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주소를 옮겨오는 U1대(전 영동대) 학생에게 한 해 25만원씩 4년간 모두 100만원을 주기로 전입 장려금도 대폭 인상했다.
군은 이런 방식의 인구 늘리기 시책으로 지난해 600여명을 끌어들인 사례가 있다.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통 큰 장려금도 내걸었다. 군은 올해부터 첫째 350만원, 둘째 380만원, 셋째 510만원, 넷째 이상 760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있다.
작년까지 30만원과 50만원이던 첫째와 둘째 장려금을 10배 안팎 올려 출산 유도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지역 출생아는 2012년 330명, 2013년 263명, 2014년 251명, 2015년 245명, 지난해 230명으로 줄고 있는 상태다.
영동군 보건소 관계자는 "장려금 때문에 출산하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한 명의 인구라도 늘리겠다는 간절함을 담은 시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 인구는 1965년 12만4천75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 뒤 빠르게 내려앉기 시작해 2006년 사상 처음 5만1천명이 무너졌고, 여태껏 하강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도 졸업한 대학생이 빠져나가는 2∼3월 인구가 그해 최저치를 기록한 때가 많다.
영동군은 일단 '위기의 3월'을 넘기면서 당분간 5만명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는 U1대 학생 전입을 통해 소폭이나마 인구 반등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강력한 인구증가시책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몇 달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고령화에 따른 자연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낙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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