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일단 엄호…28개 회원국별로 강온 대응 입장차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화학무기 사용이 의심되는 시리아 정부군을 향한 미국의 폭격에 대해 이해를 표하면서도 군사적 충돌과 긴장의 격화를 피해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다만, 28개 회원국별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에 대한 대응에서 강온 차이를 보였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7일(현지시간) 미국이 공습 이전에 EU에 계획을 통보했다고 소개한 뒤 미국의 행위에 대해 "화학무기 사용을 막으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공습으로 이해한다"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공습이 화학무기의 추가 사용을 막는 데 초점을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옮기고 "유엔의 틀 내에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성명은 특히,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군사적 해법이 가능하리라 보지 않는 것이 EU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오직 신뢰할만한 정치적 해법만이 평화와 안정을 담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은 28개 회원국의 공통분모를 정리한 것으로서, 국가별로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좀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만 체코 등 동유럽 국가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단독 행동 계획을 천명한 채 응징 차원의 공습을 이미 단행한 만큼, "EU는 미국과 함께 시리아에서 야만적 행위를 종식해 나가겠다"(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군사시설 공습과 시민을 향한 화학무기 사용은 명백한 차이가 있다"(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처럼 EU 최고 지도자들은 일단 미국의 행위를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앞서 EU의 쌍두마차 격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역시 전화통화를 하고 나서 내놓은 공동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는 전적으로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미국의 폭격을 엄호했다.
그러나 두 지도자는 유엔 틀 내에서의 제재 모색 등 유엔 차원의 대응을 강조하고 정치적 해법 마련을 위한 노력도 역설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후, 난민 정착을 돕는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적 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고 옳다고 지적했다.
독일 부총리를 겸하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시리아 폭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서는 타협적 해법 모색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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