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리아공습은 매우 결단력 있고 정당하며 비례적인 조치"
트럼프, 4일 오전 10시30분 첫 보고받고 6일 오후 4시 공습 승인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응징으로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을 감행한 것과 관련해 "이는 단순히 시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한 브리핑에서 시리아공습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학무기 공격에 러시아가 관련됐을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이번 조치는 명백히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겨냥한 것이며, 러시아와의 정치적 연관성은 전혀 없다. 순전히 군사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우리의 시리아 공습은 매우 결단력 있고 정당하며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비례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언급한 '전 세계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는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 그리고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을 우선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리아공습 직후 미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중국이 북핵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지 않으면 시리아처럼 북한 문제도 '트럼프식' 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중국에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며칠간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그는 앞서 지난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며 중국에 양단간 결단을 하라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대북대응책과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날 마라라고 리조트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도 기자들에게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독자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거듭 경고음을 발동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공습 결정 과정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을 처음 보고받고 안보팀에 여러 옵션에 대해 문의했으며 당일 오후 8시, 그리고 다음 날인 5일 오후 3시에 다시 안보팀과 만나 6일 최종 대응책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디데이(D-Day)인 6일 오후 1시 30분 마라라고로 이동 중 안보팀과 화상회의를 했으며, 마라라고 도착 직후인 4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과 마지막으로 의견을 나눈 뒤 시리아 공습 결정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이로부터 3시간 40분 후인 오후 7시 40분께 발사됐고, 첫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한 순간인 오후 8시 30∼40분께 틸러슨 장관과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이 미 의회에 전화로 공습 사실을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시 주석에게 공습 사실을 직접 귀띔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미국 우선주의'에 해당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변했고, 다음 조치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선 미리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아사드 대통령 축출 계획과 관련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아사드 정권이 최소한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고, 러시아가 자칫 이번 공습을 빌미 삼아 3차 세계대전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지적엔 "세계 각국의 반응을 봐서 알겠지만, 그들은 미국이 적절하게 행동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공습 결정은 폭넓은 칭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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