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라라고서 이틀간 3차례 회담…"美, 중국 비협조시 대북 독자방도 준비"
북핵 해법 도출 실패·'사드' 언급 없어…무역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 마련
트럼프 "엄청난 진전" 시진핑 "공통이해 도달", '시리아 공습'에 회담 맥빠져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석 달 만에 이뤄진 '세기의 담판'을 위해 두 정상은 미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부인들과 함께 24시간 머물며 모두 3차례 만나 적절한 '대국 관계' 구축을 모색하고 북핵과 무역 등 최대 갈등 현안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치열한 탐색전을 벌였다.
세기의 회담으로 큰 관심이 쏠렸던 G2(주요 2개국) 정상의 첫 '대좌'는 그러나 전날 미국의 대대적이고 전격적인 시리아 공습에 묻혀 상대적으로 맥이 빠졌으며 결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정상의 공동 성명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으며 회담 결과는 미 국무·재무·상무장관이 결과를 간략히 설명하는 식으로 발표됐다.
6∼7일 이틀간의 일정에서 두 정상은 만찬(6일)과 확대 정상회담 및 업무오찬(7일)을 잇따라 하며 북핵과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문제 등 3대 갈등 현안을 놓고 '담판'을 벌였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은 북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핵 억제를 위한 중국과의 협력에 관해 "우리는 중국과 기꺼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것(미중협력)이 중국에 특별한 문제와 도전들을 야기하는 것을 이해한다. 이 사안(북한문제)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수 없는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북핵 억제에 중국이 협조할 상황이 못하거나 의지가 없다면 군사옵션 등을 포함해 미국이 독자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행동에 나선 것이 '미국의 독자 행동'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두 정상이 중국이 반발해온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의 사드 보복을 놓고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핵 문제에 대한 이러한 수준의 결과발표로 미뤄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큰 틀에서 공감했지만, 구체적 해법을 두고는 '군사옵션을 포함한 강력한압박'(미국)과 '대화와 협상'(중국)이라는 기존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정상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슈와 그 강도의 범위를 고려하면 야심찬 계획이며, 이는 (지금까지의) 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상전벽해의 변화"라며 "양국 간 관계 강화의 매우 중요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의 이러한 설명에 미뤄 양국 정상은 이번 첫 회담에서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국가라며 중국산에 대한 보복관세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양국의 첫 포괄적 경제대화를 이날 개최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관계에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많은 추가적인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우리는 최근 이 목표(관계 강화)를 위해 깊고 오랜 대화를 가졌으며, 우리의 친선을 심화하고 양국의 실제적인 관계와 친선을 유지하기 위한 모종의 신뢰를 구축하는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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