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기념사업회, 10일 국제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현대사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한 '대한민국 건립 시점'을 놓고 학자들이 또다시 머리를 맞댄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은 언제 세워졌는가'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역사학자 대부분은 1919년 4월 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대한민국이 세워졌다고 말하지만, 일부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은 남한 단독정부가 들어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수립과 동시에 건국했다고 보는 학자들이 발표자로 나선다.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된 발제문에 따르면 김희곤 안동대 교수는 "해방 이후 들어선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 시기의 대한민국을 계승한다는 뜻을 헌법 전문에 분명히 밝혔다"면서 "국기와 국가(國歌), 수반의 이름까지도 그대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어 "1948년에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북한이 붕괴한 뒤 중국이 북한을 차지하려 할 경우 나가라고 할 중요한 명분을 잃게 된다"고 주장한다.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대선 때 홍보 전단을 만들면서 자신의 이력에 대해 '기미년(1919년) 3월 1일부터 기산(起算)하여 29년 만에 자주 민국을 부활'이라고 명시했다"며 임시정부 부활을 자신의 업적으로 강조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승만은 건국하자고 한 일이 없다"고 선을 긋고서 "이승만을 건국의 주역으로 부각하려는 것이나 '건국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은 이승만의 역사의식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미국의 역사학자인 브랜든 팔머 코스탈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세계적 관점에서 본 독립의 기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의 건국 시점을 설명한다.
팔머 교수는 "애국심이 발전하는 중대한 시점이 국가의 기원으로 고려된다"며 "한국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근대 국가의 기원이 3·1 운동이라는 명확한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임시정부로 계승됐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쑨커즈(孫科志) 중국 푸단대 교수와 김창록 경북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참가한다.
종합토론에서는 최기영 서강대 교수,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철우 연세대 교수, 김광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등이 의견을 나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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